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나서는 홍명보호가 부상에서 회복한 '캡틴' 손흥민(토트넘) 등 해외파 선수들의 합류로 완전체를 이룬 가운데 11월 중동 원정 2연전 승리를 위해 시동을 걸었다. 다만 첫 경기를 앞두고 완전체로는 본격적인 훈련 시간이 사실상 하루뿐이라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4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쿠웨이트의 수도 쿠웨이트시티의 자베르 알 아흐메드 국제 경기장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쿠웨이트와 B조 5차전을 치른다. 닷새 후에는 요르단 암만으로 이동해 팔레스타인과 6차전을 갖는다.
홍명보호는 12일 손흥민과 설영우(즈베즈다), 오현규(헹크)가 합류하면서 26명의 선수가 모두 모였다. 무려 16시간 동안 장거리 이동을 통해 격전지 쿠웨이트에 입성한 10명의 선수와 유럽과 중동 무대에서 뛰는 11명의 선수는 전날 오후 늦게 훈련장에 모여 첫 현지 적응 훈련을 했다. 이현주(하노버)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쿠웨이트에 도착해 짐을 풀었다.
완전체가 이뤄져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은 하루 정도다. 부상에서 돌아온 손흥민은 회복 훈련에 집중할 예정이어서 실질적인 전술 훈련은 13일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빠듯한 원정 일정이 대표팀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홍 감독도 "대표팀은 시간 여유가 부족하다. 1년에 50일도 채 못 본다"면서 "그 안에 팀이 높은 수준에 오르려면 준비를 잘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B조 1~4차전까지 무패 행진(3승 1무·승점 10)을 이어가며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조 1, 2위는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기 때문에 이번 원정 2연전 승리가 필요하다. B조는 한국에 이어 2승 1무 1패(승점 7)로 동률인 요르단(골득실+4)과 이라크(골득실+1)가 각각 2, 3위, 승점 3점으로 같은 오만(1승 3패·골득실-3)과 쿠웨이트(3무 1패·골득실-4)가 4, 5위에 자리했다. 팔레스타인(2무 2패·승점 2)은 6위다.
아직 승리가 없는 쿠웨이트는 한국을 첫 승 제물로 삼고 있다. 비록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135위로 한국(22위)보다 한참 아래지만 만만히 볼 수 없다. 요르단(1-1), 이라크(0-0)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무승부를 기록했다. 홈팀이라는 이점을 감안하더라도, 중동 특유의 탄탄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한 거친 플레이에 방심은 금물이다.
특히 수비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한국으로선 쿠웨이트의 골잡이 유세프 나세르(쿠웨이트SC)를 경계해야 한다. 34세 공격수인 그는 기회만 있으면 언제든지 결정력을 발휘할 수 있는 베테랑 선수다. 홍명보호는 B조 1~4차전까지 3실점했다. 심지어 이라크전에선 뒷심 부족으로 경기 종료 직전 헤더골을 내주며 3-2로 신승했다. 홍 감독도 "당연히 이길 수 있는 경기에서 터무니없이 흔들릴 때가 있다"며 정신 무장을 단단히 했다.
무엇보다 손흥민의 복귀는 대표팀에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지난 9월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 부상으로 10월 A매치에 불참했던 손흥민은 대표팀 합류 전 치른 소속팀 경기를 풀타임 소화했다. 홍 감독은 다만 손흥민이 회복 시간이 필요하다며 "손흥민에게 무리한 부담을 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