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해법은 '주거지원' 최다... 가사공평 현실은 10명 중 2명만

입력
2024.11.12 16:30
11면
가장 효과적 대책 '주거지원' 33%
결혼 안 해도 좋다 41%... '결혼자금' 탓

저출생 문제를 해결할 대책으로 우리 국민은 '주거 지원'을 가장 많이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천정부지인 부동산 가격과 전세사기 불안 등 팍팍한 주거 환경이 '아이 낳을 결심'을 꺾고 있던 셈이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2024년 사회조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가장 효과적인 저출생 대책으로 주거 지원을 선택한 응답이 33.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청년 일자리 창출·취업 지원 20.8% △일·가정 양립 직장문화 조성 14.0% △돌봄 지원 11.5% △경쟁적 교육환경 개선 9.1% △현금성 지원 8.0% 등이 뒤를 이었다. 저출생 대책 문항은 이번 조사에서 처음으로 포함됐다.

특히 미혼 남성(36.2%)이 미혼 여성(30.8%)보다 주거 지원을 더 원했다. 결혼할 때 남자가 집을 장만해야 한다는 부담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연령별로는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신혼 생활 중일 확률이 큰 30대가 35.4%로 가장 많았고, 60세 이상(34.9%), 20대(34.4%) 50대(33.0%) 순이었다.

결혼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41.5%나 됐다. 미혼모에 대한 편견이 큰 우리 사회에서 결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니 저출생 현상은 어쩌면 당연할 수밖에 없었다.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로 '결혼자금이 부족해서'가 31.3%로 가장 많았고, '출산과 양육이 부담돼서' 15.4%, '고용상태가 불안정해서'가 12.9%였다. 미혼 여성 중에는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답변한 이들도 19.1%나 됐다.

다만 결혼 없는 동거와 출산에 대한 인식은 유연해졌다. '남녀가 결혼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10년 전보다 20.8%포인트 상승한 67.4%였다.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37.2%로 같은 기간 14.7%포인트 증가했다. 결혼식 문화가 과도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76.9%였다.

가사 분담에 대한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깊었다.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68.9%로 2년 전보다 4.2%포인트 증가했지만, 실제로 공평하게 가사를 분담하고 있다는 아내들의 응답은 23.3%에 그쳤다. 남편은 이보다 조금 높은 24.4%였다.

세종= 이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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