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가 올해 3분기(7~9월) 영업이익으로 1조8,270억 원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가스 판매 요금보다 가스 원가가 비싼 탓에 3분기까지 요금으로 회수하지 못한 주택용(민수용) 누적 미수금이 약 14조 원으로 요금 인상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스공사에 따르면 이날 3분기 결산 결과 연결기준 매출액은 28조4,098억 원, 영업이익은 1조8,270억 원, 당기순이익은 8,154억 원이었다. 매출액은 판매 단가 하락 및 발전용 수요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5조5,370억 원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천연가스 원료비 손실이나 취약 계층에 대한 도시가스 요금 경감 등 지난해 발생했던 비용 요인이 사라지면서 전년 동기 대비 8,032억 원 증가했다.
문제는 최근 가스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원료비 요금이 여전히 가스 판매 요금을 밑돌고 있어 미수금 규모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3분기까지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은 13조8,883억 원으로, 2분기(13조7,496억 원)보다 1,387억 원 더 늘어났다. 미수금은 천연가스 수입 대금 중 가스요금으로 회수되지 않은 금액으로 사실상 가스공사의 '적자'에 해당한다. 가스공사의 민수용 미수금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급등과 연이은 고환율로 2021년 1조7,656억 원에서 2022년 8조5,856억 원으로 뛰어올라 지난해 13조110억 원 등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가스공사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8월부터 주택용 도시가스 도매 요금을 6.8% 인상했지만 미수금 증가폭만 줄었을 뿐 여전히 원가보다 싼 가격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면서 미수금 규모는 역대 최대치를 돌파하고 있다.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은 10월 국정감사에서 수십조 원에 달하는 미수금 지적에 대해 "부채로 인한 매년 이자가 1조7,000억 원, 하루 이자는 46억 원, 미수금에 따른 이자만 12억 원"이라며 "처음 기본 설계부터 단 1원의 수익도 붙이지 않고 있어 돈을 버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현재의 요금 단가로 볼 때 당분간 가스공사의 재무 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4분기의 경우 기온이 빠르게 떨어지면서 겨울철 난방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인 탓에 미수금 증가 폭이 3분기보다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이번 3분기 영업실적은 ’23년 영업이익의 차감 요인이었던 일회성 비용들이 해소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면서도 "원료비 요금이 여전히 원가에 못 미치고 있어 민수용 미수금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