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공학 전환을 둘러싼 학내 갈등이 커지고 있는 동덕여대에서 경찰이 시위 중인 학생들을 상대로 임신·출산과 관련된 발언을 내뱉어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불법행위를 하지 말라는 취지에서 한 말일 뿐"이라며 "사과할 사안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11일 엑스(X)와 유튜브에는 동덕여대 시위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학생들을 향해 "나중에 아이도 낳아야 하고 육아도 해야 하는데 이런 불법행위는…"이라고 말하는 영상이 게시됐다. 영상 속 학생들은 경찰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야유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종암경찰서 관계자는 "학생들이 소화기로 문을 부수려고 내리치고 있길래, '불법행위를 하면 안 된다'는 취지로 말했을 뿐"이라며 "불쾌하게 들렸을 수는 있으나, 사과할 만한 사안까지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종암서 홈페이지에는 '명백한 성차별적인 발언'이라며 해당 경찰관의 사과를 요구하는 항의 글이 100여 개(12일 오후 2시 기준) 이상 빗발치고 있다. 항의 글 작성자 중 한 명인 김모씨는 "해당 발언은 여성을 단순히 '아이를 낳는 존재'로 축소시키고, 여성의 역할을 전통적인 성 역할에 맞추려는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덕여대 학생들은 이를 ‘성희롱’으로 보고 국민신문고에도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앞서 지난 8일 동덕여대 측이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학생과 학교 간 대립이 불거지고 있다. 학교 측은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학교 발전계획안 '비전 2040'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 중 하나로 제시된 것이고 이후 발전된 내용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