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운전으로 사망 사고를 낸 뒤 도주한 20대 운전자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유족과의 합의 등 정황이 참작 사유였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3-1부(부장 오택원)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1월 1일 새벽 경남 통영의 한 도로를 운전하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10대 B군을 들이받았다. 음주 후 운전대를 잡았던 A씨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04%로, 면허 취소 기준(0.08%)을 훌쩍 넘겼다. A씨가 B군과 충돌했을 당시 차량 속도는 시속 111㎞였는데 제한속도였던 50㎞보다 2배 이상 빨랐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충격이 컸던 만큼 B군은 현장에서 숨졌다.
사고를 낸 A씨는 즉각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도주를 선택했다. 그는 사고 영상이 담긴 차량 블랙박스와 자신의 휴대폰을 인근 아파트 단지 화단에 버리는 등 증거 인멸도 했다. 다만 A씨는 추후 경찰에 자수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범행 내용과 사건의 경위, 피해 결과 등에 비춰 엄벌을 피할 수 없다"며 징역 7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에선 형이 줄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죄질이 매우 불량해 엄벌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유족에게 보험금과 합의금이 지급됐고, 유족 측이 처벌을 원치 않으며 범행을 자백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량은 다소 무거워 부당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