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파격...메모리 반도체 위기 속에서도 '성과급 200%+격려금 200만원'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가 올해 하반기 기본급 200%의 성과급을 받는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역대 최대 지급률로 기술 경쟁력 회복과 사기 진작 차원에서 파격 조치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의 범용 D램 가격 하락세로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4분기(10~12월), 내년 실적 전망을 낮추는 상황과 온도차가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20일 사내망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2024년 하반기 '목표달성 장려금'(TAI) 지급률을 공지했다. TAI는 삼성의 성과급 제도 중 하나로 반기(半期)마다 실적을 바탕으로 소속 사업 부문과 사업부 평가를 합쳐 월 기본급 기준으로 지급률을 정한다. 메모리 사업부와 달리 고전 중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 시스템LSI(반도체 설계) 사업부의 성과급 지급률은 25%에 머물렀다. 반도체연구소, 인공지능(AI) 센터 등은 37.5%를 받는다. 회사는 성과급과는 별개로, 반도체 사업 진출 50주년을 맞아 DS 전 사업부 직원에 200만 원의 위기극복 격려금도 지급하기로 했다. 디바이스경험(DX)부문의 경우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와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기본급의 75%를 받을 것으로 공지됐다. TV 신제품과 갤럭시Z 시리즈의 판매 호조 덕인 것으로 보인다. 네트워크 사업부와 생활가전(DA) 사업부는 각각 25%, 37.5%로 공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DS부문은 '반도체 한파'로 기대보다 낮은 성과급을 받아왔다. 2022년 하반기부터 업황 둔화로 실적이 감소하기 시작했고 2023년 하반기에는 메모리 사업부만 12.5%를 받았고 나머지 사업부는 아예 받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DS부문 지급률은 기본급의 37.5~75%로 책정됐다. 이런 영향으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최근 1년 사이 조합원이 두 배 이상 증가한 3만6,000여 명에 달했다. 임직원 사기 진작 차원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성과급 지급률을 책정했지만 반도체 위기론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파격 조치가 섣부른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9일 기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9조2,888억 원으로 한 달 전(9조7,078억 원), 석 달 전(13조5,182억 원)보다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력이 낮은 상황에서 그나마 실적을 이끈 범용 D램 가격이 중국 메모리 업체의 물량 공세로 하락 중이고 경기 불확실성마저 높아져 수요까지 부진한 탓이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제시한 8개 증권사들은 한두 달 전 낸 이전 보고서보다 전망치를 최대 10조 원 이상 대폭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