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만 해도 재건축 아파트가 각광받았지만 최근엔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할 만큼 지은 지 5년 이내인 새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11일 직방이 머신러신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이달 1일 기준 전국 준공 5년 이내 아파트의 3.3㎡당 매매가격은 2,145만 원으로 5년 초과 아파트값(3.3㎡당 1,635만 원)보다 1.31배 높았다. 집값이 최고점을 찍었던 2021년(1.27배)보다 새 아파트와 오래된 아파트 간 가격 차가 더 커졌다. 통상 시장에서 준공 1∼5년 차는 신축, 5~10년은 준신축, 10년 초과는 구축으로 분류한다.
서울은 준공 5년 이내 아파트의 3.3㎡당 매매가격이 5,559만 원 수준으로 5년 초과 아파트(3,960만 원)보다 1.4배 높았다. 서울 역시 3년 전(1.29배)보다 가격 차가 더 벌어졌다. 자치구별로는 성동구가 3.19배로 신축과 구축 간 가격 차가 가장 컸고, 용산구(1.83배), 종로구(1.59배), 성북구(1.56배) 순이었다.
5년 초과 아파트값이 더 비싼 지역도 있다. 송파구와 양천구다. 여전히 준신축으로 통하는 지역 내 랜드마크 단지가 집값 상승을 이끌고 있는 영향이다. 송파구는 지역 내 랜드마크인 헬리오시티(2018년 12월 입주)를 비롯해 대표 대단지 리센츠, 잠실엘스, 트리지움이 모두 입주 15년 차를 넘어섰다.
경기와 인천은 각 1.29배와 1.42배 차이를 보였다. 물론 경기에서도 고가 재건축 단지가 밀집한 성남시 분당구와 과천시는 5년 초과 아파트값이 더 비싸다. 지방은 전북(1.89배), 경북(1.85배), 전남(1.81배), 강원(1.72배), 대구(1.66배) 순이었다.
최근 이런 현상은 재건축 아파트 인기가 시들해진 영향이 크다. 집값이 급등했던 3년 전만 해도 서울은 준공 20년 초과 아파트가 연간 8.1% 올라 상승률이 가장 높았지만 지금은 정반대다. 과거엔 재건축 아파트가 사업 단계별로 집값이 뛰며 큰 수익을 안겨 줬지만, 요즘은 공사비 급등으로 조합원 분담금이 늘면서 지연되는 사업장이 수두룩하다. 부동산시장의 주요 소비 축인 2030 사이에서 '먼 미래 집값 상승을 기대하고 오래된 집에서 견디며 살 필요가 있나'라는 기류가 강해졌고, 이는 '얼죽신' 분위기를 만들어 낸 1순위 요인으로 꼽힌다.
직방은 "아파트 분양가가 크게 오르는데 공급은 부족하다 보니 수요자가 신축뿐 아니라 준신축 아파트로 활발히 이동하고 있고 이런 분위기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