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개최된 부산불꽃축제가 광안대교의 조명 사고 탓에 반쪽짜리 행사로 치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03만 명이 다녀간 불꽃축제는 부산을 대표하는 지역 축제다.
11일 불꽃축제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행사 당일 불꽃 쇼가 시작된 오후 7시 무렵 갑자기 광안대교의 경관 조명이 꺼졌다. 광안대교가 캄캄해지면서 행사 시작은 10여 분간 지연됐다. 주최 측이 복구를 시도했지만 사고는 수습되지 못했다. 결국 광안대교 조명이 꺼진 상태에서 1시간가량 불꽃 쇼가 열렸다. 해마다 불꽃축제가 부산을 상징하는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열렸던 만큼, 치명적인 사고였다.
사태의 원인은 엉뚱한 데 있었다. 축제 시작을 알리는 '카운트다운'이 이뤄졌을 때 돌연 10대 3명이 상황실 텐트 안으로 난입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행사 관리요원이 이들을 제지하며 밖으로 내보내는 과정에서 현장에 설치된 케이블이 파손됐다. 공교롭게도 파손된 케이블은 광안대교의 조명과 관련된 것이었다. 조직위는 "내년부터는 돌발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예비 시설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부산불꽃축제는 2005년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념행사로 처음 개최됐다가 매년 100만 명 안팎의 관람객이 찾는 정기 축제로 자리 잡았다. 올해 행사를 앞두고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불꽃축제는 2005년 첫 행사 이후 인명사고가 단 한 건도 나지 않았다"며 "몇 달 전부터 유관기관과 철저하게 안전관리 계획을 세우고, 현장을 점검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