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새벽 화재가 발생한 포스코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공장'은 전체 쇳물 생산 물량의 13% 정도를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 측은 화재로 쇳물을 생산하는 일부 공장이 멈춰서게 됐지만 전체 철강 생산량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포스코 등에 따르면 불이 난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공장은 2014년 준공돼 연산 200만 톤(t) 규모의 쇳물을 만든다. 파이넥스(FINEX)는 제철 공법의 하나로 포스코가 자체 연구개발(R&D)한 방식이다. 고로(용광로)를 통한 생산 방식과 달리 원료의 예비처리 과정 없이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그대로 사용해 쇳물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이렇게 하면 고로보다 설비 투자비와 생산원가를 줄일 수 있고 환경오염 물질인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초미세먼지 등의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포항제철소는 현재 쇳물 생산 시설로 세 개의 고로와 두 개의 파이넥스공장을 두고 있는데 이 중 3파이넥스공장은 약 13%의 생산량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쇳물 생산량은 각각 2고로 200만t, 3고로 488만t, 4고로 460만t, 2파이넥스공장 150만t, 3파이넥스공장 200만t 등이다. 1고로는 1973년 첫 가동을 시작해 2021년 운영이 중단됐다.
포스코는 이날 화재에도 전체 철강 생산량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력인 2·3·4고로뿐만 아니라 2파이넥스공장이 모두 정상 가동 중이고 각각의 생산량을 조절하면 올해 목표 생산량은 무리 없이 맞출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고로 수리 등에 따라 잠시 가동을 중단하는 '휴풍1' 등의 일정도 연간 생산 목표에 포함돼 있다"며 "최근 철강 업황 부진 등으로 다른 고로들도 가동률이 100%를 채우는 상황이 아닌 만큼 각 고로의 생산 능력을 끌어올리는 식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화재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고 공장을 완전히 정리해 조업을 다시 시작하기까지는 일주일가량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만약 예상보다 화재 피해가 심각해 조업 정상화가 일주일을 넘기는 경우 포스코의 철강 생산·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한편 이날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청림동 포스코퓨처엠 내화물 공장에서도 불이 나 일부 설비를 태우고 30분 만에 꺼졌다. 이곳은 포항제철소와는 직선 거리로 4㎞가량 떨어져 있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오늘 불은 앞서 발생한 포스코 포항제철소 화재와 관련이 없고 현재 공장은 정상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