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이틀 연속 검찰에 출석하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창원지검 형사4부(부장 김호경)는 9일 오전 9시 50분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명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날 변호인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명씨는 공천 개입 의혹을 제기한 언론을 거세게 비난했다. 명씨는 특정 매체와 기자의 성 등을 언급하며 "여러분들이 계속 거짓의 산을 만들고 거기에 또 거짓이 나와서 저를 이렇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정치자금법 위반이 아니냐"며 "정치자금법으로 저한테 돈이 단 한 푼이라도 흘러온 게 있는지 조사받아야지 왜 허위보도, 가짜뉴스를 갖고 조사를 받아야 하냐"고 강조했다.
텔레그램 메시지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명씨는 "일부 언론에서 김건희 여사와 김영선이 나눈 텔레그램이 있고 수십 명이 봤다고 하는데 그 수십 명이 누구며 증거 있느냐"며 "대통령 부부와 대화 나눈 게 그렇게 중요하냐"고 말했다.
전날에 이어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과의 돈 거래 의혹을 거듭 부인하기도 했다. 명씨는 "김 전 의원으로부터 매달 세비를 받았냐"는 취재진 질문에 "빌려준 돈을 받은 것"이라며 "총 9,000만 원 빌려줬다"고 답했다. 명씨는 전날인 8일 오전 창원지검에 출석하며 "이 사건은 돈의 흐름을 파악하면 금방 해결될 것"이라며 "나는 단돈 1원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명씨가 대통령실 이전에 개입한 것처럼 주장하는 내용의 통화 녹취를 공개한 것에 대해선, 자신 외에도 이전을 주장한 사람은 많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김 여사에게 청와대 이전을 조언했다고 과시한 부분은 어떤 의미"냐는 취재진 질문에 명씨는 "청와대가 좋지 않다는 말을 (나 말고도) 여러 사람이 자기 방식으로 주장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검찰은 명씨가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25차례에 걸쳐 김 전 의원에게 세비 9,000여 만 원을 받은 경위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명씨가 공천 대가로 돈을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 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하고 창원 제2국가산단 선정에 개입했는지 여부도 살펴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