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기 행정부(2017~21년)' 초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존 볼턴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재집권 직후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우선주의 경향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볼턴 전 보좌관은 9일 보도된 일본 요미우리신문 인터뷰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에게는 '예측 불가능'이라는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외교 강경 '매파'인 볼턴 전 보좌관은 2018년 4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기용됐지만, 이후 마찰을 빚고 2019년 9월 10일 자리에서 물러난 뒤 '트럼프 비판자'가 됐다. 이 인터뷰는 11·5 미국 대선 하루 전인 지난 4일 진행됐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당선자가 국가 간 전통적 관계보다 해외 정상들과의 개인적 친분을 중요시한다고 지적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당선자는 외국 원수와 개인적으로 양호한 관계를 구축하면 (미국과) 그 나라와의 관계도 좋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당선자가 내년 1월 백악관에 재입성한 뒤 바로 북한 평양을 방문한다고 해도 전혀 놀랍지 않다고 강조했다.
연방의회 상·하원 다수를 공화당이 장악하고 참모진도 전부 충성파로 채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더 위험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당선자에게 충성심은 '결과를 고려하지 않고 말하는 것을 실행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트럼프 당선자는 철학이 없고 직감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같은 미국의 자국우선주의 및 대(對)북한 입장 변화가 한국의 자체 핵무장 주장을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대담을 통해 "(핵무장 관련) 앞으로 어떻게 될것인지 한국 내 많은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차 석좌는 지난 4월 CSIS가 공개한 '한국 전략 전문가 1,000여 명 설문조사 결과'에서 전문가 상당수가 트럼프 재집권 시 핵무장 지지 입장으로 바뀔 수 있다고 밝혔던 점을 강조했다. 지난 1~3월 시행한 이 조사에서 한국 전문가 53%가 '자체 핵무장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응답했으나, 그 중 51%는 '트럼프 재집권 땐 핵 무장 지지 의사가 올라갈 수 있다'고 답했다.
다만 차 석좌는 한국 핵무장이 결과적으로 되레 안보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차 석좌는 "핵무장 결정은 한미동맹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도 한국 핵 공격 계획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핵무장론이 실제로는 안보위협을 늘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