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대표부(USTR) 대표에게 '트럼프 2기' USTR 대표 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전방위 관세 인상을 이끈 인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강요하기도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시간) 트럼프 인수위원회 소식통을 인용해 "라이트하이저 전대표에게 트럼프 당선자의 USTR 대표직 요청이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은 중국 및 미국 동맹국 등에게 우려스러운 소식이라고 FT는 설명했다.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가 트럼프 1기 '미국 보호무역주의'를 이끈 핵심 인사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FT는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자유 무역이 미국 제조업 일자리 감소 원인이라고 비난하고 미국의 무역 적자를 '놀랍다'고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의 대(對) 중국 관세를 설계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2018년 한미 FTA 개정 협상을 이끌기도 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유사시 한미 FTA를 폐지하겠다"는 등 극단적인 압박으로 한국 정부 양보를 끌어내는 '미치광이 전술'을 사용하기도 했다. 한미 무역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격동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가 트럼프 2기 USTR 대표 직을 수락할지는 미지수라고 FT는 전했다.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상무장관·재무장관 등 다른 직책을 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트럼프 당선자는 상무장관에 정권 인수팀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린다 맥맨에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장관에는 해지펀드 매니저 스콧 베센트나 존 폴슨 등 금융업계 인사 임명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