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m 상공에서 항공기 출입문을 개방해 승객들에게 상해를 입힌 30대 남성에게 집행 유예형이 내려졌다.
대구지법 형사10단독 허정인 부장판사는 8일 항공기 운항 도중 출입문을 열어 승객들을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2)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밖에 사회봉사 200시간과 보호관찰, 정신질환 치료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26일 낮 12시 37분쯤 승객 197명을 태운 제주발 대구행 아시아나 항공기에서 고도 224m에서 시속 260㎞ 속도로 하강할 때 비상 탈출구 출입문 레버를 임의 조작해 문을 개방했다. 항공기는 문이 열린 채 약 12분 동안 하강했고, 일부 승객들이 호흡곤란을 호소해 병원에 이송되기도 했다. 항공기에는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참가하려던 초등학생과 중학생도 있었다.
허 판사는 "미성년자를 포함한 다수 피해자가 정신적 트라우마 등을 호소하고 있으나 제대로 된 피해 복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다만 피고인이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11월 법원은 A씨에 대해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아시아나항공이 A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민사소송에서는 "7억2,702만8,729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