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 참석한 외신 기자의 한국어 질문을 듣고 "말귀를 잘 못 알아듣겠다"고 말한 데 대해 누리꾼 사이에서 '결례를 넘어 차별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당 장면을 잘라낸 36초 분량 영상은 현재 엑스(X)에서 조회 수 339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 소속 채드 오캐럴 기자는 이날 윤 대통령에 한국어로 남북관계에 대해 질문했다. 그는 "평양 드론 사건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게 남북관계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강화한다고 생각합니까. 아니면 약화한다고 생각합니까"라고 물었다. 이어 "이 자리를 빌려 김여정 부부장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라고 질문했다.
이를 들은 윤 대통령은 반말로 "말귀를 잘 못 알아듣겠다"고 했고, 이후 관계자가 "영어로 다시 질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오캐럴 기자는 "한국어 시험처럼,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며 다시 영어로 질문을 했다.
X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윤 대통령의 태도가 무례하다고 지적했다. 한 누리꾼은 "못 알아들을 정도의 질문도 아니었다"며 "반대로 한국 기자가 백악관에서 영어 발음 못 알아듣겠다는 대통령 만났다면 인종차별이다"라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기껏 한국말로 질문 준비해 온 외신기자에게 다시 한번 말해달라고 직접 정중하게 이야기할 수도 있음에도, 자기 부하한테 반말로 '말귀를 잘 못 알아듣겠네'라며 결국 영어로 다시 질문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NK뉴스 보도팀장인 김정민 기자는 엑스를 통해 "영상 속 기자는 저희 회사 CEO"라며 "한국어 질문 저랑 진짜 열심히 준비하고 연습도 많이 하고 갔다"고 했다. 이 게시글엔 "제가 다 죄송하다. 다른 한국인들은 잘 알아들었다"라는 댓글이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