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기자 한국어 질문에 尹 "말귀 못 알아듣겠어"..."무례 넘어 차별" 지적

입력
2024.11.08 11:25
미국 기자, 한국어로 질문하자
'못 알아듣겠다'며 영어 질문 요청
"전날 한국어 연습 열심히 했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 참석한 외신 기자의 한국어 질문을 듣고 "말귀를 잘 못 알아듣겠다"고 말한 데 대해 누리꾼들 사이에서 '결례를 넘어 차별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당 장면을 잘라낸 36초 분량 영상은 현재 엑스(X)에서 조회수 339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 소속 채드 오캐럴(Chad O’Carroll) 기자는 이날 윤 대통령에 한국어로 남북관계에 대해 질문했다. 그는 "평양 드론 사건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게 남북관계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강화한다고 생각합니까. 아니면 약화한다고 생각합니까"라고 물었다. 이어 "이 자리를 빌려 김여정 부부장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라고 질문했다.

이를 들은 윤 대통령은 반말로 "말귀를 잘 못 알아듣겠다"고 했고, 이후 관계자가 "영어로 다시 질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오캐럴 기자는 "한국어 시험처럼,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며 다시 영어로 질문을 했다.

X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윤 대통령의 태도가 무례하다고 지적했다. 한 누리꾼은 "못 알아들을 정도의 질문도 아니었다"며 "반대로 한국 기자가 백악관에서 영어 발음 못 알아듣겠다는 대통령 만났다면 인종차별이다"라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기껏 한국말로 질문 준비해 온 외신기자에게 다시 한번 말해달라고 직접 정중하게 이야기할 수도 있음에도, 자기 부하한테 반말로 '말귀를 잘 못 알아듣겠네'라며 결국 영어로 다시 질문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NK뉴스 보도팀장인 김정민 기자는 X(엑스)를 통해 "영상 속 기자는 저희 회사 CEO"라며 "한국어 질문 저랑 진짜 열심히 준비하고 연습도 많이 하고 갔다"고 했다. 이 게시글엔 "제가 다 죄송하다. 다른 한국인들은 잘 알아들었다"라는 댓글이 달렸다.


박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