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 미국 대선 승리로 4년 만에 백악관에 복귀하게 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가 수지 와일스(67)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집권 2기 첫 백악관 비서실장에 발탁했다. 여성의 백악관 비서실장 발탁은 미국 역사상 처음이다.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자는 와일스 위원장을 차기 행정부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지명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이날 성명을 내고 "수지는 강인하고 똑똑하고 혁신적이며 보편적으로 존경 받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수지는 앞으로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선 캠프 내 '막후 최고 실세'로 통했던 와일스는 40년 넘는 경력의 베테랑 정치 컨설턴트다. 선거 레이스 전반에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대비한 정책 및 예산, 조직 편성 등과 관련한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대중 앞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지만, 공화당 내에선 '탁월한 전략가'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에 트럼프 당선자가 와일스를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발탁할 것이라는 전망도 일찌감치 나왔다.
NYT는 "와일스는 트럼프의 캠페인을 승리로 이끌었을 뿐 아니라, 트럼프의 다양한 형사·민사 소송에서 변호사들과 협상하는 데도 도움을 준 인물"이라며 "트럼프는 자신의 정치 운영 방식을 잘 이해하고 가족과도 가까운 와일스에 의지했다"고 전했다.
뉴저지주 출신인 와일스는 메릴랜드대를 졸업한 뒤 1979년 잭 켐프 하원의원실에서 일하며 정치에 입문했다. 이듬해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 후보 선거 캠프에 합류하며 대선을 치렀다. 부친은 유명 미식축구 선수이자 스포츠 방송 진행자인 팻 서머롤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지난 6일 대선 승리 연설을 하면서 와일스를 연단 중앙으로 불렀다. 이때 "우리는 그녀를 '얼음 아가씨(Ice Maiden)'라고 부른다. 수지는 뒤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데, 뒤에 있을 사람이 아니다"라고 와일스를 소개했다. 와일스는 한마디 발언을 하라는 트럼프 당선자의 성화에도 공동선대위원장 크리스 라시비타에게 마이크를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