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평화로운 권력 이양 약속… “미국 선택 수용”

입력
2024.11.08 03:32
백악관 대국민 연설… 통합 당부
“선거, 공정·투명… 믿을 수 있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5 미국 대선에서 당선된 야당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행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지금은 어떤 이들에게 승리의 시간이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상실의 시간”이라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선거 운동은 서로 경쟁하는 비전의 경연이다. 국가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 우리는 국가의 선택을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내가 여러 번 말한 대로 (선거에서) 이겼을 때만 국가를 사랑할 수는 없다. 여러분이 동의할 때만 이웃을 사랑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누구에게 투표했든, 서로를 적이 아니라 같은 미국인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민에게 통합을 당부한 것이다.

이날 연설의 핵심은 “(새 대통령 취임일인 내년) 1월 20일 평화롭게 권력을 이양할 것”이라는 맹세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트럼프 당선자에게 축하 전화를 한 일을 거론하며 “평화롭고 질서 있는 정권 이양의 보장을 위해 그(트럼프)의 팀과 협력하도록 전체 행정부에 지시하겠다고 (트럼프에게) 약속했다”며 “이것은 미국 국민이 마땅히 받아야 할 대우”라고 말했다. 치열했던 미국 대선과 관련해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였으며 (선거 결과를) 믿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고령 약점을 노출한 자신을 대신해 출마했다가 고배를 든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향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해리스)의 기개는 대쪽처럼 곧다(she has a backbone like a ramrod)”며 “그는 온 마음과 노력을 다했고, 그와 그의 팀은 자신들이 한 선거 운동을 자랑스럽게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에 정권을 넘기게 되는 자신의 행정부도 달랬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다음 정부에)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를 넘겨주고 떠난다. 이것은 진정한 역사”라고 말했다.

“믿음을 잃지 말라”는 게 마지막 주문이었다. “좌절은 피할 수 없지만 포기는 용서할 수 없다. 우리는 괜찮겠지만, 계속 관여해야 한다. 우리는 계속 나아가야 한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