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연락 끊었다는데... 명태균 "지난해 尹 부부와 전화통화"

입력
2024.11.08 15:00
"대통령과의 녹취? 2개밖에 없기는"
"김 여사와 '앙코르와트' 관련 전화"
尹 대통령 해명과는 배치되는 주장
민주당 "거짓말 드러났다" 공세 예고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지난해에도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통화를 계속 주고받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윤 대통령은 7일 기자회견에서 "당선 이후에도 연락이 왔다"고 언급하면서도 이후에는 연락을 끊었다는 취지로 밝혔다.

명씨는 최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22년 연말과 지난해에는 대통령 부부랑 연락을 했다는 내용이 안 나오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나는 계속 통화를 했는데 통화를 안 했다고 하면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명씨가 측근에게 '대통령과의 중요 녹취 2개가 있다'고 말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면서 "2개밖에 없기는..."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녹취를 더 많이 갖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명씨는 특히 김건희 여사와의 통화는 비교적 상세히 설명했다. 명씨는 "2022년 11월 김 여사의 '앙코르와트 방문'과 관련해서 통화를 하지 않았느냐"며 "지난해도 연락을 했다"고 주장했다. '앙코르와트 방문에 대해 어떤 얘기를 나눴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주술사도 아니고 어디 가지 말라고 그러면 안 가고 가라고 그러면 가겠느냐"며 구체적 답변을 회피했지만, '지난해 연락은 일반적인 안부 소통이었느냐'라는 질문에는 "내가 어떤 직에 있는 게 아닌데 무슨 (특별한) 얘기를 했겠느냐"며 인정했다. 그러면서 명씨는 "나는 여태까지 빈 말을 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명씨 진술은 윤 대통령의 해명과 배치된다. 윤 대통령은 7일 기자회견에서 "대선 경선 뒷부분에서는 그럴 만한 일이 있었기 때문에 연락하지 마라고 한 적이 있다"면서도 "명씨가 선거 초반에 도움을 준다고 움직였기 때문에 (취임 전날인 2022년 5월 9일) 전화가 왔길래 '수고했다'는 얘기를 한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해당 통화를 마지막으로는 명씨와는 소통을 안 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다만 김 여사와 명씨의 관계에 대해서는 "제가 취임한 뒤로 몇 차례 일상적인 문자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 기자회견을 두고 "거짓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번 담화는 철저하게 거짓말과 변명으로 일관한 담화"라며 "명씨와 통화 육성이 만천하에 공개됐는데도 공천 개입과 공천 거래사실을 뻔뻔하게 부인하고 국정농단 의혹에 대해서도 어물쩍 넘어가려했다"고 말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윤 대통령 주장을 반박할 추가 녹취 공개를 시사했다.

박준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