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수상기를 등록하지 않은 TV소지자에게 과도하게 징수해온 수신료를 돌려줄 방법을 강구하라'는 감사원 통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송각엽)는 박민 KBS 사장과 KBS가 감사원을 상대로 "재심의 기각결정 등을 취소하라"고 제기한 소송에서 7일 각하 판결했다. 각하는 소송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을 경우, 본안에 대해 심리하지 않고 재판 절차를 끝내는 것이다.
감사원은 2022년 11월 KBS를 상대로 수신료 관련 감사를 실시했다. 방송법에 따르면 KBS는 TV방송 시청을 위한 수상기 등록을 하지 않은 TV소지자에게 1년치 수신료를 추징금으로 징수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KBS가 그보다 과도한 돈을 받아왔다"는 제보를 확인하는 차원이었다.
감사 결과, KBS는 2011년부터 2022년 9월까지 법령상 부과할 수 있는 추징금을 넘어 최대 5년치 수신료를 소급 부과·징수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초과 추징금 총액은 7억6,300만 원에 달했다.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을 토대로 지난해 3월 KBS에게 환급 방안 마련과 재발 방지를 주문했다.
KBS는 감사원에 재심의를 청구했지만 기각됐고, 결국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집행정지 단계에서 일찍이 KBS 측 신청을 각하했다. 감사 결과 통보는 감사원이 다른 행정기관에 일정한 조치를 요청하는 것에 불과해, 행정소송 대상인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단 이유다.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하면서 재판부는 "감사원의 권고·통보에 구속되지 않는다"며 "처리결과 통보절차도 행정기관 상호 간 의사연락 내지는 소통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법원의 판단으로 감사원의 재심의 결정이 기각된다고 해서, KBS의 권리·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