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과 관련해 정해성 전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경찰에 출석했다.
7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경찰서에 출석해 참고인 조사를 마쳤다. 경찰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이임생 기술총괄이사에 대한 시민단체 고발을 접수해 수사 중인데, 이와 관련해 정 전 위원장을 불러 조사한 것이다. 정 회장과 이 이사는 업무방해, 업무상 배임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정 전 위원장은 이날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합리한 절차가 없었는지 등에 대해 진술한 것으로 확인된다. 정 전 위원장은 "정 회장이 고발된 건과 관련해 오늘 참고인 조사를 받았고, 기본적 사실관계 위주로 진술했다"고 말했다.
정 전 위원장은 클린스만 감독 사퇴 이후 새 감독 선임 절차를 맡은 핵심 인물이다. 전강위 위원들은 감독 후보자들을 면접하고 추천할 권한을 정 전 위원장에게 위임했으며, 정 전 위원장은 외국인 감독 2명에 대한 온라인 면접 진행 후 홍 감독을 1순위 후보로 올려 정 회장에게 보고했다.
그러나 6월 정 전 위원장이 건강상의 이유를 들며 축구협회에 사의를 표명하고, 이임생 이사가 전강위 권한을 모두 위임받아 홍 감독을 선임하며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축구협회가 '축구 국가대표팀 운영규정'을 위반하고 감독 선임 절차를 부적절하게 운영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7월 감사를 진행해 감독 추천 권한이 있는 전강위 구성원이 아닌 이 이사가 면접을 진행하고 우선순위를 결정하며 최종 감독 후보를 추천한 건 절차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강위에선 이 이사의 면접 진행에만 동의했는데, 이 이사가 최종 결정까지 단독으로 내린 후 위원들에게 결과를 사후 통보했다는 설명이다.
문체부는 5일 축구협회 특정감사 최종 결과를 발표하며 "정 회장을 비롯해 홍 감독 선임에 관여한 김정배 상근부회장,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등에게 자격정지 이상의 징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감독 재선임 작업에 나서는 등 '하자를 고칠 방법'을 강구하라고 협회에 통보했다. 이에 대해 축구협회는 "규정상 권한이 없는 이 이사가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방법으로 면접했다고 하는데, 이는 정 전 위원장이 이미 추린 후보들과 면담을 진행한 것이기에 절차 위반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축구협회는 재심의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