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나설 한국 야구대표팀 최종 명단이 확정됐다. 포수 박동원(LG)은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고, 13승 선발투수 엄상백(KT)은 낙마했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강력한 불펜 야구’로 승부수를 던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7일 프리미어12에 나설 28인의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다. 대표팀 소집훈련에 참가했던 34명 중 투수 엄상백 김시훈(NC) 전상현(KIA) 조민석(상무)과 포수 한준수(KIA) 내야수 김영웅(삼성)이 제외됐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선발 자원인 엄상백의 낙마다. 애초 고영표 엄상백(이상 KT) 최승용(두산) 임찬규(LG) 곽빈(두산)의 5선발 로테이션을 계획했던 류 감독의 구상에 변화가 생겼다는 의미다. 류 감독은 "선발 투수들이 섭섭해할 수 있지만, 선발진이 약한 느낌"이라며 "반면 중간 투수들은 각 팀 마무리도 많고 컨디션이 괜찮다"고 설명했다.
이어 "첫 경기인 대만전 선발투수가 마지막 호주전에도 투입되지 않을까 싶다"며 "중간 투수들도 2이닝 또는 3이닝씩 (던지는 게) 가능하다. 선발이 4이닝 정도만 막아줘도 승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각 팀 마무리를 맡고 있는 유영찬(LG) 김택연(두산) 박영현(KT) 정해영(KIA) 조병헌(SSG)과 ‘롱 릴리프’인 소형준(KT) 이영하(두산) 등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그간 양의지(두산) 강민호(삼성) 등에 밀려 대표팀과 연이 닿지 않았던 박동원의 승선도 눈길을 끈다. 류 감독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 나선) 김형준이 상대적으로 국제대회 경험이 많다"면서도 "중심을 잡아줄 포수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 방’이 있는 공격형 포수라는 점도 박동원의 장점이다. 실제로 박동원은 1, 2일 쿠바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각각 4번과 5번 타순에 자리했고, 6일 상무전에서도 4번으로 출전했다. 박동원은 1일엔 안타를, 2일과 6일엔 2루타 1개씩을 때리며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다만 박동원이 실전에서도 4번 타자로 나설지는 미지수다. 수비 부담이 큰 포수를 중심타선에 놓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다. 류 감독도 타순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그는 "대만이 첫 경기에 왼손 선발 투수를 낼 것 같은데, 4번 타자와 2루수를 고민하고 있다"며 "10일 대만 리그팀과 치를 마지막 연습경기 후 대만전 타순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최종 엔트리를 확정한 대표팀은 8일 대만으로 출국해 △13일 대만 △14일 쿠바 △15일 일본 △16일 도미니카공화국 △18일 호주와 B조 조별리그를 치른다. A조에 속한 멕시코, 미국, 베네수엘라, 네덜란드, 파나마, 푸에르토리코는 멕시코에서 대결을 펼친다.
각 조 1, 2위 팀은 21일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슈퍼라운드에 진출, 우승을 다툰다. 한국은 2015년 1회 대회에서 정상을 밟았고, 2019년 2회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류 감독은 “목표는 일본에 가는 것이다. 경기를 해봐야겠지만 쉬운 팀은 없다”며 “매 경기를 결승전이라 생각하고 대회를 치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프리미어12 ‘팀 코리아’ 최종 엔트리(28명)
투수(14명): 임찬규 유영찬(이상 LG) 고영표 박영현 소형준(이상 KT) 조병현(SSG) 곽빈 김택연 이영하 최승용(이상 두산) 정해영 곽도규 최지민(KIA) 김서현(한화)
포수(2명): 박동원(LG) 김형준(NC)
내야수(8명): 문보경 신민재(LG) 박성한(SSG) 김휘집 김주원(NC) 김도영(KIA) 나승엽(롯데) 키움(송성문)
외야수(4명): 홍창기(LG) 최원준(KIA) 윤동희(롯데) 이주형(2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