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 재임 시절 김정숙 여사의 해외 순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018년 김 여사가 프랑스 방문 당시 빌려 입은 '샤넬 재킷'을 본사에 실제 반납한 사실을 확인했다. 최근 샤넬 측이 검찰에 임의 제출한 재킷과 순방 당시 보도 영상 등을 비교 검증한 결과, 같은 제품이라고 결론 났기 때문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조아라)는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의 감정 결과에 따라 이같이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센터가 재킷의 길이와 겉에 새겨진 한글 무늬와 자국 등 외관을 면밀히 비교한 결과 동일성을 확인했다고 한다.
검찰이 재킷에 대한 감정을 의뢰한 이유는 앞서 김 여사가 순방을 마치고도 대여한 재킷을 샤넬에 반납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김 여사가 순방 때 입은 재킷은 2021년 9월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에서 개최된 전시를 통해 대중에 처음 공개됐다. 이듬해 3월에는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열린 국립한글박물관 전시에서도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국내 전시된 재킷과 김 여사가 순방 때 입었던 재킷의 형태가 다르다는 주장이 나왔다. 논란이 일자 청와대는 "대여받은 재킷을 샤넬 측에 반납했고, 샤넬이 한글박물관에 이를 기증해 전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샤넬 본사는 "한글박물관 요청에 따라 별도로 재킷을 제작해 기증했다"고 입장을 밝히면서 의혹이 증폭됐다. 김 여사가 실제 착용했던 재킷은 프랑스에 있는 샤넬 역사전시관에 보관돼 있다는 것이었다. 청와대는 "대여하는 옷을 기증할 수 없으니 샤넬이 새로운 옷을 만들어 기증했다"며 입장을 바꿨다.
논란이 지속되면서 지난 1월 이종배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관련 의혹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샤넬이 제출한 재킷이 김 여사가 실제로 입었던 재킷과 동일한 것으로 판명되면서 미반납 의혹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검찰은 재킷을 반환한 시점에 대해서는 별도로 확인 작업에 나섰다. 검찰은 샤넬이 재킷을 기증한 경위도 파악 중이다. 검찰은 지난 7월에는 국립한글박물관장을, 9월에는 전직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장을 소환조사했으며, 조사 내용과 이번 검증 결과 등을 토대로 샤넬 재킷 반납·기증 경위 등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