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 뇌물수수 의혹 사건의 핵심 참고인인 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41)씨가 검찰 출석 요구를 또다시 거부했다. 검찰은 문씨의 잇단 소환 거부에 다른 조사 방식을 검토 중이다.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 한연규)는 6일 문씨가 변호인을 통해 참고인 조사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문씨에게 7일이나 8일 중 편한 날짜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요청했다. 지난달 중순과 이달 1일에 이어 세 번째 통보였다. 하지만 문씨 측 변호인은 “참고인 신분이므로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검찰에 재차 전달했다.
검찰 관계자는 “뇌물수수 혐의 사건에서 이익수취·취득자에 대한 조사 없이 사건을 처분할 수는 없으므로 문다혜씨에 대한 조사는 꼭 필요하다”며 “유선 조사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태국 저가 항공사 타이이스타젯 실소유주인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2018년 3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으로 임명된 후 4개월 뒤 항공업 경력이 전무한 문씨의 전남편 서모(44)씨가 타이이스타젯 전무이사로 채용된 것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서씨는 타이이스타젯에서 약 2년간 매달 급여 800만 원과 주거비 350만 원 등을 받으며 문씨, 아들과 태국에 거주했다. 검찰은 문씨 가족이 받은 각종 혜택을 사업가이자 전직 국회의원인 이 전 의원이 향후 자신의 사업 또는 정치적 이득을 노리고 문 전 대통령에게 건넨 뇌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 부부와 문다혜씨 가족을 경제적 의존 관계로 보고, 서씨가 2016년 2월~2018년 3월 근무했던 토리게임즈 취업 과정, 문 전 대통령 부부와 문다혜씨의 돈 거래 흐름, 태국으로 이주하는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지원이 있었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현재 이 사건과 관련해 문 전 대통령(뇌물수수), 이상직 전 의원(뇌물공여·업무상배임), 조현옥 전 청와대 인사수석(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등 4명이 입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