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첫 상원의원 앤디 김 "한미, 안보 넘어 경제·혁신 분야 관계 증진 노력할 것"

입력
2024.11.0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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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아메리칸 드림' 상징적 인물
3선 하원의원 출신... 이라크 등 중동전문가
기득권 혁파, 개혁가로서 정치적 입지 다져

민주당 소속 앤디 김(42) 뉴저지주(州) 연방 하원의원이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했다. 첫 한국계 연방 상원의원 탄생이다. 김 의원은 당선 일성으로 한미관계 증진과 미국 사회 내 한국계를 위해서도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한인사회 더욱 미국에 포용되도록 노력하겠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미 대선과 함께 치러진 뉴저지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김 의원은 무난하게 승리했다. 90% 개표가 이뤄진 6일 오전 5시 현재 김 의원은 53.1%를 득표해 44.6%에 그친 공화당 커티스 바쇼 후보를 큰 차이로 앞섰다.

김 의원은 사실상 당선이 확정된 뒤 연 기자회견에서 "한미관계가 안보 분야를 넘어 경제 및 혁신 분야에서도 증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이어 "특히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나타나는 반(反)아시아계 정서에 대응하고 한인사회가 더욱 미국에 포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1982년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한인 이민 1세 가정에서 태어나 뉴저지에서 자란 김 의원은 '한인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적 인물이다. 캘리포니아주 딥스프링스칼리지를 거쳐 시카고대를 졸업했다. 이후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국제관계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아버지 김정한씨는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를 거친 유전공학자로, 암과 알츠하이머 치료에 평생을 바친 인물이다. 간호사였던 어머니는 다른 사람들 곁에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시키기 위해 아들에게 병원 자원봉사를 시켰다고 한다.

김 의원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이던 2009년 9월 이라크 전문가로 국무부에 들어갔고, 2011년에는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아프간 주둔 미군사령관 전략 참모를 지냈다. 2013년부터 2015년 2월까지는 국방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각각 이라크 담당 보좌관을 지내면서 수니파 무장 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힘을 보탰다.


TV토론 중 비틀거리는 경쟁 후보 먼저 챙겨 주목받기도

그는 2018년 공화당 현역이었던 톰 맥아더를 꺾고 뉴저지주 첫 아시아계 연방 하원의원으로 선출된 뒤 내리 3선을 했다. 2021년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의 워싱턴 국회의사당 폭동 이후 의회 건물에서 쓰레기를 치우면서 미 전역에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지난해 9월 뉴저지주 연방 상원의원인 밥 메넨데스 의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상원의원 출마를 선언했다. 올해 연방 상원의원 경선에서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 부인 태미 머피를 꺾고 민주당 후보가 됐다. 김 의원이 개혁가로서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동안 머피는 '남편 찬스' 논란에 휩싸이며 결국 중도 사퇴했다.

뉴저지는 민주당 강세 지역이라 김 후보의 본선 낙승이 예상돼 왔다. 김 의원은 특히 지난달 6일 커티스 바쇼와 TV 토론 중 바쇼가 식은땀을 흘리며 연단을 붙잡고 비틀거리는 이상 증상을 보이자 즉각 달려가 쓰러지지 않도록 붙잡고 "괜찮냐"고 물으며 자신의 경쟁자까지 챙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