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미국 대선 개표 과정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줄곧 승기를 놓치지 않았다. 트럼프가 초반부터 경합주(州)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에서 잇따라 승리를 거머쥔 데 이어 민주당 강세 지역 '블루월'(파란 장벽·파랑은 민주당 상징색)이자 '러스트벨트'(북동부·중서부 쇠락한 공업지대)인 3개 경합주에서도 우세를 놓치지 않았다. 결국 이번 대선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에서 트럼프가 승리를 가져가면서 미국 언론은 '트럼프 재선'을 보도했고, 트럼프도 승리를 선언했다.
미국 동부시간 5일 오후 6시(현지시간·한국시간 오전 8시) 중서부 인디애나·켄터키주부터 투표가 마감되면서 곧바로 개표 결과가 집계되기 시작했다.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총 538명의 선거인단 중 과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개표 초반은 예상 경로대로 흘러갔다. 인디애나·켄터키·웨스트버지니아·플로리다 등 공화당 텃밭인 중남부 지역에서 트럼프가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반면 민주당 강세 지역인 북동부 버몬트·뉴저지·메릴랜드·매사추세츠 등에서는 해리스가 가뿐히 앞섰다.
첫 승부처는 7개 경합주 중 가장 먼저 트럼프 승리 확정 예측이 나온 '선벨트'(일조량 많은 남부) 노스캐롤라이나주(선거인단 16명)였다. 당초 공화당 강세 지역이었던 노스캐롤라이나는 해리스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근소하게 트럼프보다 우위를 보이면서 이변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대선 때도 트럼프가 승리한 주 중 가장 작은 격차(1.3%포인트 차)로 겨우 조 바이든 대통령을 따돌렸던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개표 초반 잠시 해리스가 트럼프를 앞선 뒤 점차 트럼프가 득표를 늘려가면서 개표 95% 상황에서 51%를 얻어 해리스(48%)를 3%포인트 차로 여유 있게 눌렀다.
마찬가지로 선벨트 경합주인 남부 조지아주(16명)는 개표 초반부터 우세를 보이던 트럼프가 결국 수성에 성공했다. 조지아는 2020년 대선 당시 초반에 공화당이 앞서나가다 후반에 전세 역전이 일어나는 이른바 '붉은 신기루' 현상이 나타났던 곳이다. 이번에도 개표가 진행되면서 격차가 줄어드는 모습이었으나 트럼프는 결국 해리스를 따돌리면서 95% 개표율에서 51% 득표를 기록, 해리스(48.3%)를 제쳤다.
트럼프가 경합주 2곳을 확보하면서 해리스에게 남은 당선 공식은 블루월이자 러스트벨트에 속한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 3곳을 모두 이기는 것이었다.
이곳 승부도 일단 트럼프에게 유리하게 흘러갔다. 위스콘신(10명)은 11% 개표 시점에서는 트럼프가 해리스를 앞섰으나 30% 개표 기준 해리스가 트럼프를 따돌렸다. 이후 다시 37% 개표 상황에서 트럼프가 재역전에 성공, 격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미시간(15명)도 개표율 97% 상황에서 트럼프가 해리스를 1.7%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다. 또 다른 경합주인 애리조나(11명)와 네바다(6명) 등에서도 트럼프가 우위를 유지하는 모습이었다.
이번 대선 최대 승부처이자 여론조사상 초접전 양상을 보인 펜실베이니아(19명)도 결국 트럼프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민주당이 우세를 보이는 우편투표가 먼저 집계되면서 개표 11% 기준 해리스(70.3%)가 트럼프(28.8%)를 크게 앞섰다. 그러나 개표율 47% 기준 트럼프가 50.1% 득표율을 기록하며 해리스(49%)를 역전했고, 개표율 95% 상황에서 트럼프가 51%를 얻어 해리스(48%)를 이겼다. 결국 6일 오전 2시(한국시간 6일 오후 4시) 미국 CNN방송·폴리티코·폭스뉴스가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매직넘버' 270명을 코앞에 둔 트럼프는 당선이 유력해졌다. 이미 미국 보수 매체 폭스뉴스와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 일부 언론들은 6일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6일 오전 5시쯤 위스콘신에서 트럼프(49.7%)가 해리스(48.7%)를 1%포인트 차이로 앞서며 선거인단 276명을 확보, 승부를 끝냈다.
트럼프는 이에 앞서 6일 오전 2시 30분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연설을 통해 "제47대 대통령으로 당선돼 영광"이라며 승리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