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종이 바우처나 실물 상품권을 지갑에 넣고 다닐 필요 없이 스마트폰 은행 앱만 보여주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은 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및 예금 토큰 기반 국민 체감형 디지털 금융서비스 실증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개최했다.
CBDC란 중앙은행이 제조·발행·유통하는 디지털 화폐다. 예금 토큰은 은행 수시입출식예금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증표(토큰)로 만든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예금 토큰을 이체할 수 있고, 한은 등 중앙은행이 가치를 담보하기 때문에 화폐처럼 액면가만큼의 가치를 지닌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사용 내용이 투명하게 공개되며 결제 대금이 중개 기관을 거치지 않아 수수료가 낮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사용자 계좌에서 사용처로 실시간 이전돼 별도의 정산 절차도 필요 없다.
이번 실증사업을 통해 정부는 CBDC에 기반해 발행된 예금 토큰에 바우처(교육, 문화, 복지 분야 등) 기능이 원활히 부여될 수 있는지를 점검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바우처 사용 시 실물 지갑에 종이 상품권이나 카드를 소지해야 이용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바우처 종류별로 카드를 발급받아야 하거나 상품권을 따로 관리해야 하는 불편도 겪어야 했다. 또 바우처 사용을 사후에 검증하면서 부정수급 우려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민간 중개 기관을 통해 발행·유통되는 과정에 정산 소요 기간도 길고 높은 수수료가 발생하는 문제도 발생했다.
정부는 CBDC를 접목해 국민들이 사용처에서 스마트폰 QR결제 등을 활용해 바우처를 손쉽게 이용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실시간 대금 지급, 디지털 바우처 지급 조건 설정 기능을 통해 복잡한 정산 절차나 부정수급 등의 문제를 해결해 바우처 사업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는 테스트 참여 의향을 밝힌 7개 국내 은행(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IBK기업, NH농협, 부산)에 대해 예금 토큰 발행 업무 수행을 허용했다. 이용자 모집, 사용처, 바우처 프로그램 등 테스트와 관련된 세부 사항은 동 협의체의 점검을 거쳐 추후 확정·공개할 예정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실거래 테스트는 CBDC와 예금 토큰이 국민의 일상생활에 어떠한 편리함과 혜택을 줄 수 있는지 살펴보는 단계"라며 "공급자의 입장이 아니라 실제 예금 토큰을 활용할 국민들의 입장에서 시스템을 구축·운영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