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국정원 등 北선원 강제송환 관련 인권침해 개선 권고 수용"

입력
2024.11.06 14:19
2020년 11월 시민단체 진정 기각
"인권침해 사실 인정"... 개선 권고

북한이탈주민이 본인 의사에 반해 강제 송환되는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절차를 개선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권고를 정부가 수용했다.

6일 인권위에 따르면, 통일부와 국가정보원, 국가안보실은 △북한이탈주민의 강제 송환을 금지하는 법령을 정비하고 △귀순 의향을 확인하는 절차를 마련하라는 등의 인권위 권고를 수용했다. 북한 선원 강제북송 사건으로 인권침해 논란이 발생한 지 5년 만이다.

앞서 정부는 2019년 11월 동해에서 나포한 북한 선원 2명을 판문점에서 북한으로 강제 송환했다. 당시 선원들은 귀순 의사를 밝혔으나, 정부는 이들이 선장과 선원 등 동료 16명을 살해한 혐의가 있다며 북송했다.

시민단체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은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으나 인권위는 각하했다. 한변은 진정 각하를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고, 이후 인권위는 이 사건을 재상정해 검토했지만 지난해 6월 재차 각하 결정을 내렸다.

다만 인권위는 선원들의 생명권과 안전권 등 기본권이 제대로 보호되지 못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관련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강제 송환은 대한민국 국적 회복 권리가 있는 피해자들의 권리를 박탈하고, 북한이탈주민을 보호해야 할 정부의 의무를 불이행한 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피해자들이 범죄 행위로 인해 북한 내에서 처벌받을 것이 두려워 보호 요청을 한 것이라 할지라도 그들을 처벌할지는 대한민국 사법 체계에서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일부는 인권위에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에 북한이탈주민이 국내에 입국하거나 재외공관에 진입하는 경우 피보호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를 명확히 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정원은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 인권보호관이 월경·월선한 북한 주민들의 귀순 의향 및 인권침해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마련하는 등 관련 절차를 시행해 나갈 방침이라고 답했다. 국가안보실 역시 관계기관과 협력해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업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회신했다.

전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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