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 미국 대선 판세가 막판까지도 예측 불허로 흐르면서 후보별 당선 공식도 복잡해졌다. 대선 승패를 가를 경합주(州)는 7곳.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당 강세 지역인 ‘블루월’(파란 장벽·파랑은 민주당 상징색) 3개 주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 수성이 백악관 입성 지름길이다. 반대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장벽 중 한 곳이라도 무너뜨릴 경우 승기를 잡을 수 있다.
4일(현지시간) 기준 총 538명(매직넘버 270명)의 미 대선 선거인단 가운데 해리스는 226명, 트럼프는 219명을 각각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7개 경합주를 제외한 43개 주와 수도 워싱턴에서 2020년 대선과 같은 결과가 재현될 것을 가정한 수치다. 현재 여론조사 추이이기도 하다.
대선 승패를 좌우하는 △펜실베이니아(19명) △노스캐롤라이나(16명) △조지아(16명) △미시간(15명) △애리조나(11명) △위스콘신(10명) △네바다(6명) 등 경합주 7곳(선거인단 93명)을 중심으로 후보자별 당선 시나리오를 따져봤다.
226명을 확보한 해리스의 가장 깔끔한 승리 공식은 44명이 걸린 블루월 3개 주에서 모두 승리해 매직넘버(270명)로 직행하는 것이다. 북동·중서부 쇠락한 공업지역 ‘러스트벨트’로도 알려진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은 노동자가 많아 상대적으로 민주당에 유리한 지역이었다. 다만 최근 실업률 증가로 집권당인 민주당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는 것이 변수다.
해리스가 블루월 수성에 실패할 경우 매직넘버 확보까지 경우의 수가 복잡해진다. 특히 선거인단이 가장 많은 펜실베이니아를 트럼프에게 빼앗기면 선거인단이 두 번째로 많은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 두 곳에서 모두 이겨야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
최악의 경우 펜실베이니아·노스캐롤라이나·조지아 가운데 최소 한 곳이라도 가져와야 승리에 도전할 수 있다. 특히 조지아는 4년 전 대선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 손을 들어줬지만 이에 앞선 세 차례 대선에선 공화당을 밀었다. 해리스 입장에선 펜실베이니아 수성이 필승 카드인 셈이다.
트럼프는 219명을 확보했지만 해리스보다 상대적으로 당선 조합이 다양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물론 트럼프도 펜실베이니아 탈환이 간절하다. 여론조사에서 우세했던 '선벨트'(일조량 많은 남부지역)에 속한 노스캐롤라이나·조지아·애리조나·네바다에서 이기고 블루월에서 한 곳만 가져오면 매직넘버를 넘긴다. 굳이 펜실베이니아가 아니라 미시간이나 위스콘신을 잡아도 된다.
대신 선벨트 중 조지아나 노스캐롤라이나를 해리스에게 내주면 펜실베이니아를 가져와야 백악관 재입성이 수월하다. 반대로 선벨트를 모두 사수하더라도 블루월을 한 곳이라도 뚫지 못하면 승리로 가는 길은 희미해진다.
트럼프가 블루월을 무너뜨리지 못하더라도 승자독식 구조가 아닌 메인주나 네브래스카주에서 선거인단을 추가로 확보하면 269명 대 269명으로 동률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내년 1월 출범하는 연방 하원 투표로 대통령이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