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생활권' 서리풀 절반 신혼부부 전세주택...출생률 높이고 공공성 확보한다

입력
2024.11.05 18:06
서초 서리풀 지구 2만 세대 중 55% '미리내집' 공급
"서울형 키즈카페 등 단지 전체 육아친화적 환경 조성"

정부가 5일 발표한 신규 택지 후보지 중 가장 관심도가 높은 지역인 서울 서초구 서리풀 지구에 공급 물량의 절반 이상을 신혼부부용 장기전세주택으로 채우기로 한 것은 저출생 문제 해결을 명분으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에 따른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시는 이 지역 설계 단계부터 육아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등 합동 브리핑에서 "이번에 (서리풀 지구에) 공급되는 총 2만여 세대 중 55%에 해당하는 1만1,000세대를 신혼부부 전용 장기전세주택Ⅱ '미리내집'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리내집'은 오세훈표 주택정책의 하나로 신혼부부 입주 시 최장 10년을 살 수 있고, 입주 후 자녀 수대로 거주기간 연장과 분양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앞서 서울시는 강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 주공 재건축 단지) 등 600여 가구에 미리내집을 공급했다.

서울시는 서리풀 지구를 미리내집 공급을 위한 적임지로 판단했다. ①도심 접근성이 높아 젊은 층의 선호가 높고 ②기존 대중교통 체계로 추가 재원 투자를 최소화할 수 있으며 ③주거를 위한 주변 인프라가 이미 형성된 지역이라는 점에서다. 이번 대책 중 서울에서 유일하게 지정된 택지지구인데다 강남 생활권에 자리 잡아 주목도가 높다.

오 시장은 "(신혼부부가) 황량한 곳으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주택가 한가운데 푸근한 마음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요건을 갖추다 보니 서리풀 지구가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주거안정을 통한 출생률 제고라는 미리내집 취지를 살리기 위해 주거 환경을 '육아친화형'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어린이집과 서울형 키즈카페, 물놀이 놀이터 등 돌봄에 필요한 시설과 환경을 지원하고, 지하철역 신설 등 대중교통 인프라 확충 방안도 정부와 협의할 방침이다.

저출생 문제 해소라는 공익적 가치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그린벨트 해제에 따른 민간자본의 이익 독식과 환경훼손 등의 비판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하고 있다. 오 시장은 "미래세대를 위한 주거지 제공과 자연환경 보존 모두 포기할 수 없는 가치로 그린벨트 해제 면적을 최소화하고 환경 훼손을 최소화했다"며 "소수의 기업이나 개인이 개발이익을 사유화하지 않도록 공익성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민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