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원전 계속 운전 허가 10년→20년 검토...일감도 11조 원 공급"

입력
2024.11.0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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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들어 원전 10기 계속운전 심사 대상
한 번 허가에 길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

대통령실이 5일 "원자력발전소 계속운전 허가 단위를 현행 10년에서 20년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소형모듈원자로(SMR)를 비롯한 신규 원전 건설도 예고하면서 '탈(脫)원전' 기조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정부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열린 '국정 성과 및 향후 과제 브리핑'에서 "원전 산업 생태계의 완전 정상화를 위해 앞으로 11조 원 이상의 원전 일감을 공급하겠다"면서 "특히 SMR을 비롯한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원전 계속운전 허가 기간도 최대 20년까지 확대하겠다"고 언급했다.

현행법상 최초 설계 시 설정한 운전 목표 기간(운전 허가기간)에 도달한 원전은, 안전성 평가를 거쳐 계속운전 허가를 받아야 작동을 지속할 수 있다. 계속운전 허가 한 번에 연장되는 운영 기간은 10년인데, 이를 안전성이 담보되는 범위 내에서 '20년'까지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이런 결정에는 국내 계속운전 허가 제도가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까다로운 수준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현재 2개의 원전이 계속 운전 심사를 위해 멈춰 있는 상태고, 앞으로 최대 10개의 원전이 계속운전 심사를 순차적으로 받게 된다"며 "안정적 전력 운용을 위해 심사를 신속히 마무리해야 하는데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적시에 심사를 하지 못해 (전력 공급 사정이) 더 악화된 면이 있다. 안전성을 담보하는 가운데 심사를 간소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중이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경북 울진에서 열린 '신한울 원전 1·2호기 종합준공 및 3·4호기 착공식'에 참석해 "원전 생태계의 완전한 정상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체코 원전 수주를 발판으로 우리 원전 산업의 수출길을 더 크게 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나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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