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료 중추인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에서 근무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전공의 집단 이탈 전보다 오히려 1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 가산 등 비상진료 대책이 효과적인 유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의료기관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신고한 인력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달 28일 기준 전국 44개 권역응급의료센터와 136개 지역응급의료센터에 소속된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각각 509명, 1,095명이다. 전공의들이 정상 근무했던 지난해 12월(각각 490명, 1,014명)과 비교해 10개월 사이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 180곳의 응급의학과 전문의 인력은 6.7%(100명) 늘었다.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상급종합병원이나 300병상이 넘는 종합병원 중에 지정되며 중증 응급환자 집중 진료와 최종 치료, 응급의료 종사자 교육훈련 등을 제공한다. 지역응급의료센터는 응급 진료 역량을 갖춘 종합병원 중에 지정된다.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보다 규모가 작은 지역응급의료기관도 전국에 229곳 있다.
의료계는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증가한 주요 이유로 보상 현실화를 꼽는다. 올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응급실 위기설이 제기되자 정부는 중증 응급환자 진료 공백을 막기 위해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를 권역응급의료센터는 250%, 지역응급의료센터는 150% 가산했다. 응급의료센터 중증 응급수술 가산도 200%를 적용했다. 추석 응급실 대란은 없었지만 진찰료 보상 강화 등 응급의료 대책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
의료진의 헌신으로 현재 대다수 응급실도 정상 진료 중이다. 지난달 23일 조사 대상 응급실 411곳 가운데 407곳은 24시간 문을 연다. 충북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강원대병원 등 3곳은 의사 부족으로 응급실을 제한 운영 중이고, 명주병원은 임금체불 등 병원 내부 사정으로 응급실 운영을 중단했다.
응급실 내원 환자는 지난달 28일 기준 일평균 1만5,336명으로 전공의 이탈 직전인 지난 2월 첫째 주(1만7,892명)보다 2,500명가량 감소했다. 응급환자 중증도 분류체계(KTAS)상 중증 응급에 해당하는 1, 2등급(심정지, 중증 외상, 호흡곤란 등) 환자는 같은 기간 일평균 1,300~1,500명대로 큰 변화가 없다. 준응급·비응급에 해당하는 4, 5등급 경증 환자는 여름철 코로나19 감염자 급증으로 8월 셋째 주 1만9,783명까지 증가했다 지난달에는 1만4,000~1만5,000명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