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계가 11·5 미국 대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초박빙 선거여서 당선자 윤곽이 나오기 전까지는 대선 결과에 따른 경제 정책 변화를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한 전기차 시장의 경우 당선자에 따라 일본 업체가 큰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5일 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경제계는 미국의 무역·관세 정책을 미 대선 이후 가장 주목하는 경제 분야로 꼽는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할 경우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의 정책을 계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對)중국 견제' 기조를 유지해 중국산 제품 관세 인상과 중국산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 조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중국산 제품은 물론 모든 외국산 제품에 엄청난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기간 한국산과 일본산은 물론 모든 외국산 수입 제품에 10% 기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 제품에 매기는 관세와 동일한 관세율을 수입 상품에 부과하는 '트럼프 상호 무역법'도 통과시킨다고 공약한 바 있다.
전기차 시장은 예측불허 분야 중 하나다.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바이든 정권의 전기차 우대 정책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외국 기업 입장에선 바이든 정부도 우대 정책 적용 조건으로 미국 내 투자 확대를 건 만큼 관련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지켜봐야 한다.
문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기간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우대 정책을 비판했다. 다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럼프 전 대통령 공개 지지 선언이 변수로 떠올랐다. NHK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시 머스크를 경제 관료로 기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향후 두 사람의 관계가 전기차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멕시코에 생산 거점을 둔 일본 업체들은 혼란에 빠질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멕시코 이민자를 막겠다며 멕시코에 최대 관세 100%를 부과하겠다고 주장해 왔다. NHK는 "이 정책이 실현되면 미국과의 접근성, 비용 절감을 위해 멕시코에 생산 거점을 둔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깊은 고민에 빠질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제철의 미국 철강업체 'US스틸' 인수는 누가 당선되더라도 난항이 예상된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전미철강조노동조합(USW) 등 노동자 표를 의식해 US스틸 인수를 반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