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초박빙 접전 양상을 보인 2024 미국 대선의 결과는 결국 경합주(州) 7곳의 개표가 끝난 뒤에야 나올 전망이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이목이 해당 지역에 쏠리고 있는 이유다. 다만 각 주마다 투표 집계 방식이 달라, 정확히 언제쯤 최종 결과가 발표될지는 불확실하다. 짧게는 수일, 길게는 2주 가까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5일 실시된 미 대선에서 경합주의 개표 결과 발표 예상 시점은 제각각이다. 일단 경합주 7곳 가운데 노스캐롤라이나와 위스콘신은 선거 당일 밤 개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WP는 전했다. 조지아·미시간도 다음 날인 6일 중에는 투표 집계 및 개표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한다.
문제는 펜실베이니아·애리조나·네바다 등 3곳이다. 최소 며칠은 소요될 공산이 크다. 2020년 대선에서도 펜실베이니아와 네바다는 선거일(11월 3일)로부터 나흘 후에 개표 결과가 공개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확정도 이때 공표됐다. 애리조나는 그해 11월 12일에야 최종 개표 결과가 나왔다. WP는 이들 3개 주 외에, 다른 경합주도 개표 결과가 다소 늦게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특히 펜실베이니아는 개표 방식이 유독 까다롭다. 우편·부재자 투표를 선거일 전에 미리 집계할 수 있는 다른 주와는 달리, 선거 당일 오전 7시까지는 아예 투표함을 개봉할 수 없다. 우편 투표용지 집계는 투표소 문이 닫힌 후에야 가능하다. 또 △유권자에게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했는지 △봉투가 손상되지 않았는지 등을 확인한 후, 투표용지를 집계기에 넣어야 한다. 부재자 투표의 경우엔 투표용지를 비밀 봉투에 넣은 뒤, 우편 봉투에 넣었는지도 살핀다.
애리조나도 지난 대선 못지않게 투표 집계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선거구인 애리조나주 매리코파카운티는 기본적으로 유권자 수가 많다. 게다가 올해 투표 항목이 △인종 △임신중지(낙태)권 △불법 이민 등 13개에 달해 투표용지도 2장이다. WP는 "올해 대선에서 매리코파카운티의 투표 집계는 최장 13일이 소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로 우편투표를 실시하는 네바다 역시 선거 결과 발표가 다소 늦는 편이다. 선거 당일을 넘겨 도착한 투표용지도 우체국 소인에 선거일 날짜가 찍혀 있으면 유효표로 인정한다. WP는 "이번 주 후반까지는 네바다의 최종 개표 결과가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