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불가리아 대형 원전을 수주하며 15년 만에 해외 원전사업 재개의 포문을 열었다.
현대건설은 4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의 국무회의 청사에서 불가리아원자력공사(KNPP NB)와 코즐로두이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 공사의 설계 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현대건설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수행한다. 계약식에는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디미타르 글라브체프 불가리아 총리, 블라디미르 말리노프 불가리아 에너지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이 프로젝트는 소피아에서 북쪽으로 약 200㎞ 떨어진 코즐로두이 원전 단지에 대형 원전 2기를 추가 건설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올해 1단계 설계에 착수하고 2단계인 설계·조달·시공(EPC)의 본계약은 내년 말께 체결한 후 2035년 준공 예정이다.
이번 1단계에서 현대건설은 BOP(원전의 모든 지원 구성 요소 및 보조 시스템) 및 사업지 인프라 설계, 인허가 지원 등을 담당하며 공사기간은 사업 착수일로부터 12개월이다. 현대건설은 1단계 수주를 기반으로 2단계 본계약까지 따낸다는 구상이다. 총사업비만 20조 원 규모로 추산돼 현대건설이 본계약까지 따내면 국내 원전기업의 위상 제고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건설은 윤 사장이 루멘 라데프 대통령을 면담하고, 현지에서 '현대건설 불가리아 원전 로드쇼 2024'를 개최하는 등 설계 수주에 공을 들여왔다. 윤 사장은 "글로벌 원전시장에서 기술력을 입증한 현대건설이 계약하게 돼 기쁘다"며 "현지 협력사와 이번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