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서 산 채소 아냐? 700만원 '셀러리 명품백'에 시끌

입력
2024.11.05 16:00
이탈리아 명품 모스키노 신제품 출시
셀러리, 바게트, 로제타 빵 등 모티브
"누가 살까" "실용성 떨어져" 반응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모스키노(Moschino)'가 최근 셀러리 모양 가방을 700만 원 가까운 가격에 출시했다. 남다른 디자인을 추구하는 브랜드이긴 하지만, 누리꾼 사이에선 디자인도 가격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모스키노는 최근 2024 F/W(가을/겨울) 시즌을 맞아 셀러리와 빵 등에서 영감을 받은 가방을 선보였다.

F/W 시즌 맞아 셀러리·바게트 백 등 공개

모스키노는 독특한 디자인과 신선한 아이디어로 유명하다. 종종 음식에서 영감을 받아 가방을 만드는데, 2014년 F/W 시즌엔 햄버거에서 영감을 받은 컬렉션을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모델들은 맥도널드 로고가 그려진 가방과 의상 등을 착용하고 런웨이를 걸었다.

이번에 공개된 셀러리 모양의 '세다노 백(Sedano Bag)'은 4,810달러(약 663만 원)에 달한다. 모스키노에 따르면 고급 나파 가죽을 사용해 제작했고, 디지털 프린트 기술을 적용해 입체감을 극대화했다. 셀러리 잎 부분을 수작업으로 제작하고 두 가지 녹색 음영을 활용해 사실감을 더한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모스키노 측은 "이 백의 독특한 디자인은 모스키노의 불경한 정신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세다노 백을 든 모델 사진을 얼핏 보면 진짜 셀러리를 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갈라진 줄기와 이파리 생김새까지 실제 셀러리 모양을 구현했다.

세다노 백 출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선 비싼 값을 주고 셀러리와 흡사한 모양의 가방을 사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거추장스럽기만 하고 실용적이지 않을 것 같다" "700만 원짜리 셀러리 들고 다닐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시장에 들고 가면 비닐봉투 줄 것 같다. 누가 사겠냐"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셀러리 모양으로 만들어도 사는 사람 분명히 있다" "우리나라는 명품 소비가 도를 넘어섰다" 등 고가 브랜드 소비 풍조를 비판하는 글도 있었다.

실제 종이 사용한 '빵봉투' 가방도

모스키노는 셀러리뿐 아니라 바게트를 연상시키는 클러치 백도 출시했다. 가방 명칭도 '바게트 백(Baguette Bag)'이다. 실제 바게트 사진을 참조한 프린팅을 사용해 얼핏 보면 바게트와 똑같이 생겼다. 합성 가죽으로 제작된 이 제품은 1,295달러(약 178만 원)에 판매 중이다.

동그란 빵 모양으로 생긴 파우치도 공개됐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식용 빵인 '로제타'를 모티브로 한 '로제타 백(Rosetta Bag)'이다. 로제타 백은 실제 빵처럼 가방 표면에 5개의 꽃잎 무늬가 프린팅돼 있다.

제과점에서 산 바게트와 빵을 담을 수 있는 '빵봉투 가방'도 있다. 명칭은 '베이커리 페이퍼 백(Bakery Paper Bag)'이다. 모양은 베이커리에서 100원을 받고 제공하는 종이 쇼핑백과 똑같지만, 가격은 실제 종이 가방의 80배, 585달러(약 80만 원)다. 이 가방은 가죽이 사용된 셀러리 백, 바게트 백과는 달리 실제 종이가 일부 사용됐다. 모스키노는 방수 필름을 입힌 재활용 종이를 사용해 가방이 쉽게 젖지 않도록 했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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