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이름 믿고 갔는데" 통영 축제 쏟아진 불만...결국 사과

입력
2024.11.05 12:00
통영, 태풍 콩레이 영향 많은 비
비가림막 없어 우산 쓰고 식사
인파 몰려 장시간 대기하기도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자신이 야심 차게 기획한 첫 해산물 축제, '통영 어부장터'를 다녀온 방문객 사이에서 불만이 쏟아지자 결국 사과했다.

백 대표는 지난 4일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올라온 통영 관련 동영상들에 댓글을 달아 "통영 어부장터 축제에 찾아주신 많은 분들께 죄송한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 불편 교훈 삼겠다"

그는 "행사 첫날, 악천후 속에서 비가림막이 준비되지 않아 불편을 드린 점, 행사장 입장 및 음식 구매를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리게 해 드린 점 등 이번 축제와 관련해 불편을 느끼신 부분들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사과의 마음을 전하고자 더본코리아와 통영시가 함께 진심을 담아 사과 영상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번 축제에서 발생한 여러 불편 사항을 교훈 삼아 앞으로는 더 많은 분들이 편하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축제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어부장터 축제는 더본코리아와 관내 6개 수협이 함께 개최한 수산물 먹거리 축제로, 1~3일까지 경남 통영시 트라이애슬론 광장에서 열렸다. 해산물을 이용해 어업 지역을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백 대표는 당초 유튜브에서 "비교불가한 압도적인 축제를 만들 것이다. 축제라서 더 싸다. (축제장은 비싸다는) 인식을 바꿔드리려고 준비하니까, 이렇게 맛있는 메뉴가 저렴하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처음 진행하는 해산물 축제이기 때문에 기대하셔도 좋다. 절 믿으시라"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비가림막 없어… 장시간 대기도

그러나 정작 축제를 다녀온 일부 방문객들은 백 대표의 유튜브 댓글 등을 통해 준비가 부족했다는 불만을 쏟아냈다. 축제 첫날 태풍 '콩레이' 영향으로 통영에 거센 비가 내렸는데 천막이 없어 불편을 겪은 데다, 인파가 몰리면서 빗속에 장시간 대기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하루 통영시엔 58㎜의 비가 내렸다.

방문객들은 "진짜 최악이었다. 전쟁 나면 밥은 이렇게 먹겠구나 체험할 수 있었다", "백종원 믿고 갔는데 실망이다. 1시간 대기해 들어가고 주문하는 데도 2시간 대기. 대기의 연속이었다", "이렇게 비 맞으면서 음식 먹어본 것은 군대 이후로 처음이다. 비랑 같이 먹었다", "비가 오는데 천막 없는 테이블에서 우산 쓰며 음식 먹어야 했다", "이 정도로 준비도 안 해놓고, 믿고 오라고 한 점이 너무 화가 난다. 첫째 날 빗물 젖은 밥 먹었다" 등의 후기를 남겼다.

앞서 통영시는 바람이 강하게 불면 안전사고가 날 우려가 있어 더본코리아와 협의 끝에 천막을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는 축제를 앞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행사장이 바다와 인접해 있어 평소에도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곳으로, 모든 시설 및 제작물은 강풍에 대비해 계획됐다"며 "수량보다 강풍의 위험성에 대비해 테이블의 비가림막은 설치되지 않으니 방문객들은 우비 또는 우산을 준비해 달라"고 밝혔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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