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제약, 자체 구축한 인공지능 플랫폼으로 신약 후보 10여개 발굴

입력
2024.11.04 17:00
16면
[성장동력, 이제는 바이오]  <6>JW중외제약
R&D 통합 플랫폼 '제이웨이브' 가동
AI로 약물분석 시간 단축, 비용 절감
항암제·탈모약 신약 임상 가속 기대

편집자주

반도체, 자동차, 화학 등 수출을 이끌던 산업이 위기를 맞은 가운데, 미래 기술한국을 주도할 새 성장동력으로 제약·바이오 분야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한국일보는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경쟁력과 기술력, 성장 전략을 다각도로 살펴보는 기획시리즈를 연재한다.

JW중외제약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신약개발 기술로 암, 탈모, 아토피 피부염 등의 영역에서 10여 개의 혁신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했다. 자체 구축한 AI 신약개발 플랫폼 '제이웨이브'(JWave)로 찾아낸 이들 후보물질에 대해 최적화 연구를 진행 중이다.

4일 JW중외제약에 따르면 제이웨이브는 JW중외제약이 기존에 운영하던 빅데이터 기반 약물 탐색 시스템 ‘주얼리’와 ‘클로버’를 통합하고, AI 모델의 적용 범위를 대폭 확장해 만든 새로운 플랫폼이다. JW중외제약 신약연구센터와 C&C신약연구소 연구진이 인터넷 포털 사이트 환경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에 작용하는 유효성분 탐색부터, 선도물질 최적화를 통한 후보물질 발굴에 이르기까지 신약개발 전 주기에 걸쳐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전통적인 신약개발에선 통상 10년 이상, 수조 원이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제이웨이브는 자체 보유한 500여 종의 세포주, 오가노이드(미니 장기), 각종 질환 동물 모델의 유전체 정보와 4만여 개의 합성 화합물까지 방대한 생물·화학 정보 빅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한다. JW중외제약은 현재 내부 서버에서 가동 중인 제이웨이브를 연내에 공공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를 계기로 대용량 유전체 데이터 분석과 AI 학습 시간을 크게 단축할 뿐만 아니라, 자체 신약 과제들의 개발 일정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의 AI 플랫폼은 표적항암제와 탈모치료제 후보물질을 임상시험 단계로 끌어올렸다.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을 AI로 분석해 개발한 표적항암제는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임상 1상을 승인받아 진행 중이다. 체내 신호 전달 체계를 분석해 최적의 약효를 발휘하게 만든 탈모치료제는 내년 임상이 시작된다. 이 밖에도 아토피 피부염, 급성골수백혈병, 불응성·저항성 전립선암 등을 대상으로 한 신약 후보물질은 국가 지원을 받는 연구과제에 선정되기도 했다.

JW중외제약은 새로운 모달리티(치료 접근법) 확장을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연합(분산)학습 기반 신약개발 가속화 프로젝트인 ‘K-멜로디’ 사업에 참여해, 국내 산·학·연·병과 공동으로 연합학습 AI 모델도 개발할 예정이다. 박찬희 JW중외제약 최고기술책임자(CTO)는 “AI 플랫폼 경쟁력을 기반으로 혁신신약뿐 아니라 같은 계열 내 최고 약물(Best-in-Class) 개발도 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