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혁신·도전형 연구개발(R&D) 지원 체계를 개선하고 있는 가운데, 통상 100일 이상 걸리던 연구장비 도입 기간을 내년부터 2개월로 대폭 단축한다. 대신 이 과정에서 부정이 발생하지 않도록 심의 범위와 사후 점검 의무를 확대하기로 했다.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일 제2회 혁신도전추진 특별위원회를 서면으로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특례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세계 최초·최고 수준을 지향하는 혁신·도전 R&D는 실패 가능성이 높으나 성공하면 혁신적 파급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연구사업을 말한다. 정부는 올 6월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특위를 꾸려 혁신·도전적 R&D 육성 정책 전반을 심의·조정하고 있다.
이번 특례는 혁신도전 R&D를 발 빠르게 추진하고 파급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재 연구장비 도입을 위해서는 35일간의 국가장비심의, 70~90일간의 조달 절차를 거쳐야 해 105~125일이 걸린다. 급변하는 첨단기술 분야 특성을 감안하면 너무 더디다.
이에 정부는 특례를 통해 혁신도전 R&D를 위한 별도의 신속심의 트랙을 마련, 심의 접수일로부터 최소 20, 21일 만에 결과를 받을 수 있게 했다. 또 국가계약법 시행령 개정으로 수의계약을 허용해 연구장비를 26일 만에 최종 조달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이 같은 방안은 관련 시행령, 규정을 정비한 뒤 2025년부터 적용된다.
연구장비 도입 과정이 빠르고 간편해지는 만큼 정부는 관련 업체와의 유착 등 연구부정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한다. 우선 연구기관 계약 담당자가 하기 어려웠던 특정 규격 필요성 판단을 국가장비심의 몫으로 넘긴다. 또 장비 도입 이후 이행실태 점검을 필수로 한다. 아울러 문제가 생기면 연구 활동 참여를 제한하는 등 강력한 제재 처분을 통해 연구자 책임성을 함께 강화해 가기로 했다.
혁신도전추진 특위 위원장인 류광준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연구 인프라를 신속 조성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