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해결해야" "덕담 수준 아니냐"… 尹 녹취 파동에 친윤도 갈렸다

입력
2024.11.04 11:10
추경호 "국민 기대 못 미친 점 성찰"
韓·친한계는 대통령실 태도 변화 촉구

윤석열 대통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통화 녹음이 공개된 데 대해 여당 내 친윤석열(친윤)계 지도부 사이에서도 엇갈린 목소리가 나왔다.

친윤계로 꼽히는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는 보수 단일대오로 윤석열 정권을 지켜야 한다"면서도 "대통령실은 적극적, 주도적으로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국면 전환을 위해 뭐든지 해야 할 때"라며 "호불호를 따질 것이 아니고 가능한 것은 빨리 조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부정적인 국민 여론을 의식하듯 사과의 메시지를 꺼냈다. 추 원내대표는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성원에 미치지 못한 점들을 깊이 성찰한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당정이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반면 김민전 최고위원은 통화 녹음 논란과 관련해 "우리가 분란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김 최고위원은 "소위 '테이프'라고 해서 나온 것도 조작인지 아닌지 알 수 없고, 조작이 아니라고 해도 그 안의 내용은 덕담을 한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똘똘 뭉치는 것, 그것을 바탕으로 쇄신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게 임기 후반부의 길"이라고 덧붙였다.

친한계 "국민 목소리 따를 때"

친한동훈(한동훈)계 최고위원들은 한동훈 대표와 함께 한목소리로 대통령실의 태도 변화를 주문했다. 한 대표는 "대통령께서 솔직하고 소상하게 밝히고 사과를 비롯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동혁 최고위원은 "민심의 역풍을 이기는 법은 국민께 겸손해지는 것"이라며 "국민의 목소리를 따를 때"라고 강조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대통령 지지도가 10%(대)로 떨어지고 반대가 70%를 넘는 끔찍한 현실을 언제까지 모른 척할 거냐"며 "현실을 회피하고 비겁한 변명만 늘어놓다가 국민들로부터 버림받을 것인지 아니면 현실을 직시하고 용기를 내서 변화와 쇄신을 해나갈 것인지 이제는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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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