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교사가 교육 활동 독려 과정에서 아동의 팔을 잡아당긴 건 아동학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합리적인 범위 내에 이뤄지는 신체적 접촉을 무조건 학대로 볼 수는 없다는 취지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초등학교 교사 최모씨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지난달 8일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최씨는 초등학교 2학년 담임교사를 맡았던 2019년 수업 시간에 율동에 참여하지 않고, 점심시간에 급식실로 이동하자는 말에 따르지 않는 아동을 향해 "야, 일어나"라고 말하고 팔을 잡아당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과 2심은 모두 최씨의 행위를 신체적 학대로 보고 유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달랐다. 대법원은 "교사가 아동인 학생을 교육하는 과정에서 학생에게 신체적 고통을 느끼게 했더라도 그 행위가 법령에 따른 교육의 범위 내에 있다면 아동복지법을 위반했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 피해 아동이 발표자로 선정된 것에 토라져 사건 전부터 수업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던 점 등을 참작했다. 여기에 급식실로 이동하자는 지시를 아동이 따르지 않자 최씨가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 고집을 피우고 버티는데 다칠 것 같아 어떻게 더 힘을 쓸 수가 없다"고 말한 점 등도 고려했다. 최씨의 행동이 필수적 교육 활동 참여를 독려한다는 목적을 지닌 지도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이다.
대법원은 "피고인은 당시 상황에 비추어 신체적 접촉을 배제한 수단만으로 목적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해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 안에서 적절한 지도 방법을 택한 것"이라면서 "이 사건 조치는 객관적으로 타당한 교육행위로 볼 여지가 많다"고 결론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