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한국 어머니처럼 내 어머니도 희생"... 한국계 유권자에 구애

입력
2024.11.03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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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재미 한인 유권자 겨냥 기고문 공개
"한국, 분담금 기여… 트럼프, 한미동맹 폄하"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일(현지시간) 한국 어머니와 자신의 어머니 삶을 연결 짓고 방탄소년단(BTS) 등을 언급하며 재미 한인 유권자를 겨냥한 구애에 나섰다. 그는 한국이 상당한 규모의 주한미군 주둔 비용(방위비 분담금)을 내고 있다고 옹호하면서 분담금 인상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미동맹을 폄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연합뉴스에 기고한 '함께 전진합시다: 재미 한인들의 번영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하여'라는 글에서 "많은 한국 어머니처럼 내 어머니도 우리 가족에게 가능한 한 최고의 삶을 주기 위해 희생하셨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200만 명이 넘는 한국인이 미국 전역을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며 19세에 미국에 유학 온 인도계 어머니의 삶과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한국 어머니의 삶을 비교하며 한국에 친밀감을 표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어 BTS 백악관 초청, 한인계 대상 애틀랜타 총기 난사 사건, 미군 한국전쟁 참전,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 등을 언급하며 한국과의 인연도 강조했다.

한미동맹과 방위비 분담금도 직접 거론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는 한국이 이미 상당한 분담금을 내고 있는데도 한국이 우리 병력(주한미군) 주둔을 위해 연간 100억 달러(약 13조 8,000억 원)를 내야 한다고 요구해 우리 동맹을 폄하하고, 인도·태평양에서 미국의 지위를 경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임 시절 한국에 무리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주장해 온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도 재협상 요구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한 비판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2022년 (방한했을 때) 비무장지대(DMZ)에 서서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철통같은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언급했다.

직접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복귀할 경우 그 결과는 잔인하리만치 심각하다"며 "트럼프는 임기 '첫날' 독재자가 되겠다고 맹세했으며 미국인을 상대로 군대를 사용하겠다고 버젓이 이야기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의 (전직) 국가안보 당국자들조차 그가 제멋대로이고 불안정하며 견제 없는 권력을 원한다고 경고한다"라고 덧붙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재미 한인 유권자들을 겨냥해 자녀 세액공제 확대, 생필품 비용 인하, 건강보험 발전 등도 공약했다. 마지막으로 "같이 갑시다" "Gam-sa-hap-ni-da(감사합니다)"라는 말로 글을 맺었다.

손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