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3일 검찰에 출석했다. 그는 “지난 대선 당시 발생한 여론조사 비용 문제는 저도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고, 공천과는 전혀 상관없다”며 ‘함정’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핵심인물로 김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로 일했던 강혜경씨는 김 전 의원의 주장에 "임기응변식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창원지검 형사4부(부장 김호경)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전 의원을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지난 6월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던 김 전 의원은 넉 달 만에 피의자로 전환됐다.
오전 9시 30분쯤 모습을 드러낸 김 전 의원은 약 50분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며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의혹을 적극 반박했다. 먼저 2022년 6·1국회의원 보궐선거 국민의힘 공천 당시 명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묻는 질문에 그는 굳은 표정으로 “명씨가 말씀을 잘하시니 나름대로 저를 도왔다고 해 일부 정도만 알고 있다”면서도 “공천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나 김 여사와 연락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명씨가 김 여사와 통화하며 자신의 공천에 개입했는지 알았느냐는 질문에는 “명씨로부터 '김 여사가 자신 얘기를 잘 받아준다'는 정도는 들은 적 있지만 공천과 관련해서는 직접적으로 들은 적 없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명씨 덕을 봤다’고 언급한 녹취록의 의미는 무엇이냐는 추가 질문에 “선거에 도와준 모든 분은 다 고마운 분들”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명씨와 윤석열 대통령 간의 통화 녹음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혜경(전 회계책임자)씨 녹취록이 제 최고 변호인”이라며 “강씨가 저와의 녹음 내용을 빌미로 돈을 받아내려고 판 함정”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김 전 의원이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창원의창 지역구에 당선된 후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 인물인 명씨에게 수차례에 걸쳐 9,000여만 원을 전달한 경위를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이 돈이 공천 대가라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전 의원은 선거 과정에서 빌린 돈을 갚은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검찰은 김 전 의원 조사를 마치는 대로 이르면 이번 주 명씨도 소환해 조사할 전망이다.
앞서 김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는 명씨가 지난 대선 때 여론조사 등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을 도왔고, 윤 대통령 측으로부터 여론조사 비용을 받는 대신 김 전 의원을 공천받게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강씨는 이날 "(검찰에 출석한) 김 전 의원 인터뷰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 너무 많다"며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상당수의 진실은 (이미 검찰에 제출한) 김영선씨의 육성 녹음 및 명태균씨의 육성 녹음에 고스란히 녹아있다"며 "구체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관련 증거가 무엇인지는 이미 언론이나 검찰 및 다른 증인과 증거들을 통해 밝혀진 사실에 근거해 확인하시면 될 것 같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김영선씨가 임기응변식으로 거짓말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고, 지금이라도 국회에 나와 국민들 앞에서 사실대로 얘기해야 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