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 간 인수합병 무산 사태를 둘러싼 법정 공방에서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제주항공 손을 들어줬다. 이스타항공 최대 주주인 이스타홀딩스는 제주항공에 138억 원을 지급하게 됐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홀딩스와 대동인베스트먼트를 상대로 낸 금전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지난달 8일 확정했다. 2심은 "이스타홀딩스와 대동인베스트먼트는 각각 138억 원, 4억5,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제주항공은 2019년 파산 직전이던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했지만 이듬해 포기했다. 제주항공 측은 이스타홀딩스와 대주주 대동인베스트먼트가 임직원 임금 체불 문제 및 각종 연체 미지급금 해소 등 주식매매계약서상 선행조건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스타항공 측은 "제주항공 요구에 따른 영업 중단, 매출 동결 등이 없었다면 계약 파기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양측 다툼은 결국 법적 소송으로 번졌다. 제주항공이 234억5,000만 원 상당의 계약금 및 손해배상예정액 지급을 요구하자, 이스타항공 측은 매매대금 50억 원을 달라고 맞소송을 냈다.
1심은 이스타항공 측 반소를 기각하고 제주항공 전부 승소 판결했다. 2심도 제주항공 손을 들어줬다. 다만, 계약금(115억 원)은 전액 돌려주되 이스타항공 측 손해배상 책임은 20%(23억 원)로 제한했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국내선 운항 재개 승인요청에 동의하지 않아 3년간 이스타항공 운행이 불가했고, 감염병 사태로 인한 타격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이유다. 대법원도 항소심 결론을 수긍하고 양측 상고를 기각했다.
한편, 2021년 2월 회생절차에 들어갔던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1월 사모펀드 운용사 VIG파트너스 에 인수되고, 두 달 뒤 국제선 노선 비행 재개에 성공했다. 이스타항공 설립자인 이상직 전 국회의원의 딸인 이수지씨가 이스타홀딩스 대표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