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환 빠진' FT아일랜드, "너무 우울했다"... 'GMF 2024'서 심경 고백 [종합]

입력
2024.11.02 19:45

"사실 굉장히 우울했는데, 감사합니다."

밴드 FT아일랜드가 최민환의 활동 중단 이후 처음으로 'GMF 2024' 무대에 섰다. 최민환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이홍기는 일련의 사태에 대한 심경을 간접적으로 밝히며 팬들의 응원을 자아냈다.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24 (이하 GMF 2024)' 2주차 첫 공연이 개최됐다. 이날 FT아일랜드는 오후 6시 30분부터 메인 스테이지인 민트 브리즈 스테이지에서 무대를 펼쳤다.

FT아일랜드는 최근 멤버 최민환이 전 아내인 율희의 사생활 폭로 속 논란에 휩싸인 뒤 활동을 중단하며 향후 이홍기·이재진 2인 체제로 활동을 이어간다고 알린 바 있다. 최민환의 활동 중단 이후 첫 국내 일정인 이날 무대에서 최민환의 빈자리는 드럼 세션으로 대체됐다.

논란 속에서도 FT아일랜드의 무대를 향한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일찌감치 스탠딩존을 채운 팬들은 FT아일랜드의 등장에 환호했고, 이홍기는 무대 등장과 동시에 발판을 딛고 올라선 채 "소리 질러"라고 외치며 무대의 열기를 끌어올렸다.

강렬한 오프닝 무대를 마친 뒤 이홍기는 "사실 오늘 '그민페'('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에는 저희가 처음 나왔다"라며 "아시는 노래가 많이 없을 수도 있다. 사실 세트리스트를 뒤집어 엎었다. 원래는 그냥 음악 페스티벌처럼 여러분들이 많이 아시는 노래들도 많이 준비하고 그랬는데, 최근의 저희를 보여드리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아서 저희가 요즘 하고 있는 음악들을 준비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민페'지만 '그민락페'처럼 한 번 해 보겠다. 앉아 계신 분들도 입은 움직일 수 있지 않나. 멜로디를 따라 불러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말하며 관객들의 떼창을 유도했다.

이어진 무대 중 이홍기는 "여러분들 앞에서 노래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즐겁기도 한데, 여러분들의 주말을 뜻깊고 재미있고 행복하게 만들어 보겠다. 여러분들이 같이 노래를 불러주신 만큼 저희도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노래하겠다"라며 "어러분들이 조금 더 추위를 느낄 수 없게끔 열심히 몸부림 치다가 사망하도록 하겠다"라고 외쳤다.

이홍기의 말처럼 이날 무대에서는 기존 FT아일랜드의 히트곡 대신 신곡을 포함해 최근 이들이 전개해오고 있는 음악들이 주를 이뤘다. 강렬한 밴드 사운드 속 이홍기는 무대 곳곳을 누비며 현장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쉴 틈 없이 휘몰아친 무대에 이홍기는 공연 후반부 "제가 너무 열심히 하려다 보니 목이 슬슬 가려고 하는 것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저 원래 이렇게 쉽게 목이 나가지 않는데, 확실히 오늘 뭔가 오늘 어떤 말을 하면서 음악을 해야할지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래서 많이 예민하기도 했고 집중도 많이 하다 보니까 목이 나갈 것 같다"라고 최민환의 활동 중단 뒤 무대에 오르기 전 많은 고민이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본무대 이후 이어진 앙코르 요청에 마지막 곡을 준비하며 팬들과 하이라이트 구간 떼창 연습을 한 이홍기는 "사실 너무 우울했다. 세상이 억까(억지스럽게 비난 등을 받는 상황을 일컫는 은어)하는 기분이었는데 감사하다"라며 "죽을 때까지 음악 하겠다. 감사하다"라며 자신들을 힘차게 응원해준 팬들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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