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포토] 시작부터 고성·막말 오간 국회 운영위 국감
입력
2024.11.01 17:06
심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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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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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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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싸우자"… 전광훈 집회 몰려간 친윤 의원들, 거리 투쟁 본격화하나
국민의힘 친윤석열계 의원 12명이 한남동 공관 주변 탄핵 반대 집회로 몰려가 "사기 탄핵에 맞서 싸우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불법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 반대 세력 장외 집회에 여당 의원들이 집단적으로 참여한 건 처음이다. 당내에선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국회가 아닌 거리로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윤 대통령이 극렬 지지세력을 방패 삼아 무작정 버티기에 돌입한 상황에서 집권여당이 국정수습은 커녕 진영 갈라치기로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4일 저녁 한남동 탄핵 반대 집회에 이철규·구자근·강승규·박성민·이인선·임종득·김민전·조배숙 의원 등 친윤계 의원 12명이 나란히 모습을 드러냈다. 일찌감치 출석도장을 찍었던 윤상현, 김민전 의원에 이어 새로운 멤버들의 대거 등장에 참가자들은 격하게 반응했다. 집회를 주최한 '대한민국바로세우기 국민운동본부'는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보수단체다. 이들은 불법 계엄은 정당한 통치행위라고 강변하며 탄핵 반대를 외쳐 오고 있다. 탄핵 반대 지지자들의 환호에 친윤계 의원들은 연단에 올라 마이크까지 잡고 대통령 엄호 메시지를 쏟아냈다.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은 "민주당과 좌파들의 내란 선동에 일부 의원들이 굴복해 국민들이 우리에게 맡겨준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며 "잘못된 판단으로 잠시 흩어졌던 우리 국민의힘 의원들이 한 뜻으로 뭉쳐서 잘못된 탄핵을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국회를 통과한 탄핵소추안에 불복하겠다는 선언이다. 의원들은 집회 참석자들을 향해 "함께 싸우자"며 노골적 선동에도 나섰다. 국가안보실 2차장을 지낸 임종득 의원은 "탄핵 의결도 무효, 국무총리 탄핵도 무효, 헌법재판관 임명도 무효"라며 "우리가 힘으로 막아내야 한다. 우리 의원들도 장외에서 투쟁하겠다. 전국 각지에서 시군구 의원, 책임 당원과 함께 일어나겠다"고 말했다. 탄핵 반대 집회에 여당 '조직'을 동원해야 한다는 얘기다. 판사 출신인 조배숙 의원은 "법치주의를 지키자. 자유민주주의를 지키자. 힘을 모아 끝까지 싸우자"고 거들었다. 이들은 탄핵 반대 집회 이후 자신의 SNS에 관련 사진을 올려놓으며 세 과시에 나섰다. 국민의힘에선 공수처의 윤 대통령 체포 무산을 기점으로 강성 지지층을 결집시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강경론이 힘을 얻고 있다. 전날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도 "(윤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왔다고 한다. 친윤계와 영남권 출신 의원들이 포진한 12명을 시작으로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하려는 의원들의 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상현 의원은 "지도부가 말만 하지 말고 행동을 해야 한다"고 장외집회 참여를 주장했다. 지도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의원들의 탄핵 반대 집회 참석을 두고 "개별 의원들의 판단"(신동욱 수석대변인)이라며 당 차원의 움직임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막아서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을 마냥 감쌌다가는 탄핵에 찬성하는 80%의 민심을 거스를 수 있고, 그렇다고 윤 대통령을 버리기엔 그나마 남아 있는 강성 보수층의 지지를 걷어차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도 '윤 대통령 엄호'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비윤계인 조경태 의원은 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친윤계 의원들의 집회 참여를 두고 "국민들에게는 대통령을 옹호하고 지키기 위한 흐름으로 보여질 것"이라며 "(당이) 잘못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강성 지지층의 일부 목소리가 당 전체 의견처럼 보이면 안 된다"며 지도부의 분명한 입장을 촉구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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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일주일 만에 영면에 드는 179명… 유족들 분향소에서 '마지막 인사'
"곧 만나요." 5일 오후 2시 전남 무안국제공항 1층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합동분향소에 10여 명의 유족들이 들어왔다. 거동이 불편한 듯 부축을 받는 노인, 눈이 퉁퉁 부은 40대 여성, 앳된 얼굴의 남자아이는 환하게 웃고 있는 영정사진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날벼락 같은 사고 소식을 듣고 달려와 일주일 가까이 머문 공항을 떠나기 전 건네는 인사였다. 국토교통부 중앙사고수습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전체 희생자 179명 중 176명의 시신이 장례식장으로 이송됐다. 공항 내 임시안치소에 있는 3명의 희생자도 6일 인도될 예정이다. 참사 발생 일주일 만에 시신 수습과 신원 확인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되며 희생자들이 비로소 영면에 들게 됐다. 시신 인도에 일주일이나 걸린 건 사고 직후 온전하게 시신이 수습된 희생자가 179명 중 5명밖에 없을 정도로 훼손이 심했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항공기 꼬리 부분 수색 작업까지 거친 끝에 1,000여 편(조각)으로 흩어진 채 발견됐다. 당국은 유전자 정보(DNA) 검사에 속도를 내 각 편의 신원 확인을 마쳤다. 이어 전국에서 파견 온 보건 전문 장례 지도사 30여 명이 지난 3일부터 밤샘 작업을 통해 시신을 온전히 재구성했다. 진서현(55) 대한장례지도자협회 광주전남지회장은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도사 3명이 한 조가 돼 분리된 부분을 맞춰 원형을 잡고, 얼굴도 최대한 복원한 뒤 수의를 입혀드렸다"고 설명했다. 희생자 한 명당 2시간 가까이 걸렸다고 한다. 추후 수색을 통해 발견된 시신 편에 대해선 별도 합동장례식을 치른 뒤 위령탑 등 별도 추모 공간을 마련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희생자들의 위패와 영정이 놓인 합동분향소도 공항을 떠나기 전 인사를 하기 위해 온 유족들로 이날 오후 늦게까지 붐볐다. 짐가방을 든 한 여성은 공항 난간에 붙은 추모 손편지 앞을 떠나지 못하고 끝내 눈물을 쏟았다. 그는 20대의 나이에 참변을 당한 희생자에게 친구와 가족들이 보낸 수십 장의 편지를 한참을 어루만지다 자리를 떠났다. 유족들이 머물던 공항 1, 2층 대합실의 구호 텐트도 대부분 비워졌다. 그러나 일부 유족들은 좀 더 이곳에 머물 예정이다. 신원미상 유류품 가운데 소유주 확인이 추가로 이뤄질 수 있고 장례비나 사고 서류 등도 처리하기 위해서다. 전남경찰청은 소유주가 확인된 204점의 유류품이 유족에게 인도됐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600여 점에 대해서도 소유주 확인이 이뤄지면 현장에 있는 유족에게 곧바로 인계할 방침이다. 한편,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국가 애도기간 마지막 날인 지난 4일까지 합동분향소를 찾은 조문객이 28만 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날까지 무안공항과 무안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 서울시청 본관 등 전국 105곳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 총 28만5,060명의 시민이 다녀갔다. 전남·광주 23곳과 나머지 지역 37곳 등 총 60곳의 합동분향소는 애도기간이 끝난 뒤에도 연장 운영된다.
가자지구 포성, 이젠 멈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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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협상 질질 끄는 이스라엘... 하마스, 인질 영상 공개로 맞불
지난달 초부터 이어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좀처럼 타결되지 않고 있다. 합의를 차일피일 미루며 가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하루에만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하마스는 질세라 인질 영상을 공개하며 이스라엘을 압박했다.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중동권 알자지라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하마스는 인질로 붙잡고 있는 이스라엘 군인 리리 알바그(19)의 영상을 공개했다. 알바그는 납치 당시 가자지구 인근 나할 오즈 기지에서 경계 근무를 서고 있었다. 3분 30초짜리 영상에서 알바그는 구출을 호소하며 '450일 이상 억류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사실이라면 최근 영상이 촬영됐다는 뜻이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기습 공격을 기준으로 납치 450일째 되는 날은 지난해 12월 29일이다. 알바그 가족은 "영웅적인 리리가 목숨을 구걸하고 있었다. 그녀는 좋은 상태가 아니다"라고 절규했다. 하마스의 인질 영상 공개는 휴전 협상 타결을 방해하는 이스라엘을 압박하거나 협상을 보다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달 초 카타르에서 미국 카타르 이집트 등의 중재로 휴전 협상을 재개했지만 여전히 주요 사안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령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가자지구에서의 완전 철수를 약속받고자 하지만, 이스라엘은 임시 휴전만 단계적으로 진행하기를 원하고 있다.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가자지구 희생자 수도 계속 늘고 있다. 4일 AP통신은 가자지구 보건부를 인용해 "지난 하루 동안 59명이 숨지고 270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남부 칸유니스, 중부 데이르알발라, 북부 자발리아 등 가자지구 전역에 폭격을 가했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인도적 지원 물자 수송을 감독하던 직원 9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달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약 80억 달러(약 11조 원) 규모의 대(對)이스라엘 무기 판매를 결정하는 등 마지막까지 이스라엘에 '안보 선물'을 안겼다. 미국 국무부는 3일 상원 외교위원회에 이스라엘 대상 무기 판매 관련 비공식 통지를 전달했다. 판매 목록에는 전투기용 AIM-120C 공대공 미사일과 드론, 155㎜ 포탄, AGM-114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 소구경탄, 통합정밀직격탄(JDAM) 등이 포함돼 있다고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전했다. 미국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국제법에 따라 시민들을 방어하고 이란과 그 대리조직의 공격을 억제할 권리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악시오스에 말했다. 다만 거래가 최종 성사되려면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
트럼프 2기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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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트럼프에게 돈 바치는 베이조스' 만평 거부… "언론자유 침해" 작가 사직 파문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사주 제프 베이조스 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게 돈을 바치는 것으로 묘사한 만평의 게재를 거부해 파장이 일고 있다. WP는 지난해 미국 대선 때도 사주 지시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뒤 역풍에 휩싸인 적이 있는데, 이번 사건으로 또다시 권력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WP 만평 작가 앤 텔네이스는 4일(현지시간) 공개한 '내가 WP를 그만두는 이유'라는 글에서 "편집부가 만평을 폐기했다"며 한 장의 스케치를 공개했다. 이 만평에서는 WP 소유주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빅테크 업계 거물과 언론사 사주 등이 트럼프 당선자 앞에 무릎을 꿇으며 돈을 바치는 모습이 묘사됐다. 이 글에서 텔네이스는 "지금껏 펜을 겨눈 상대가 누구인지에 따라 만평이 '킬'(게재 거부)당한 경우는 없었다"고 적었다. 이어 "(이번 상황은) 자유 언론을 위협하는 일"이라며 "편집자들이 권력자를 견제하는 중요한 일을 처음으로 막아섰고, 나는 WP에서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텔네이스는 2001년 그림 보도 및 논평 부문 퓰리처상을 수상한 유명 작가다. 미국 기업들은 2021년 '1·6 워싱턴 국회의사당 폭동' 이후 "트럼프에게 정치 자금을 기부하지 않겠다"며 거리를 두고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자 백악관 재입성이 확정되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베이조스 등 빅테크 기업가들은 트럼프 취임식에 거액을 기부하는 것은 물론 앞다퉈 트럼프 당선자 자택이자 인수위원회가 위치한 플로리다주(州) 팜비치 마러라고리조트를 방문하며 개인 친분을 쌓으려 시도하고 있다. WP는 텔네이스의 주장이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WP는 성명에서 "편집자들의 (만평 게재 여부) 결정이 악의적인 외부 세력에 의해 이뤄지지는 않는다"며 "만평과 비슷한 내용의 칼럼이 이미 게재됐고, 풍자를 담은 칼럼 또한 추가로 실릴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WP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미국 만평가협회(AAEC)는 4일 성명을 내고 "WP가 움츠러든 모습을 보일수록 과거 권력과 맞서면서 얻은 명성이 훼손되고 있다"며 "한때의 위대한 신문을 잃어버렸음에 눈물을 훔친다"고 발표했다. WP는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스캔들 보도 등으로 권력 비판에 앞장서 왔다. WP는 지난해 10월 카멀라 해리스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 사설을 두고도 비슷한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이 신문사는 1976년 이래 한 차례를 제외하고 공개적으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 왔지만 지난 대선 때는 사주 베이조스의 결정으로 지지 사설을 게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베이조스는 '신문의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지만, 사흘 만에 WP 구독자 20만 명이 이탈하고 편집위원이 항의 사직하는 등 반발에 시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