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뇌물 사건’ 관련 문다혜 검찰 불출석… 지난달 이어 두 번째

입력
2024.11.01 15:23
변호인 “참고인 신분,  조사 안 받겠다”
검찰, 추후 출석 요구 검토 중

문재인 전 대통령 뇌물 수수 혐의 사건의 핵심 인물인 문 전 대통령 딸 다혜(41)씨가 검찰의 참고인 조사에 재차 불출석했다.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 한연규)는 1일 “다혜씨에게 오늘 검찰에 출석해 줄 것을 요청을 했으나 변호인 측에서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중순과 이날 출석을 요청하고 다혜씨 측 변호인과 세부적인 일정을 조율해왔다. 그러나 변호인은 검찰에 “참고인 신분이니 출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를 받으라고 강요할 순 없고, 다시 출석을 요구할지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태국 저가 항공사 타이이스타젯 실소유주인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2018년 3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으로 임명된 후 4개월 뒤 다혜씨의 전 남편 서모(44)씨가 타이이스타젯 전무이사로 채용된 것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서씨는 타이이스타젯에서 약 2년간 매달 급여 800만 원과 주거비 350만 원 등을 받으며 다혜씨, 아들과 태국에 거주했다. 검찰은 다혜씨 가족이 받은 각종 혜택을 사업가이자 전직 국회의원으로서 이중적 지위를 가진 이 전 의원이 향후 자신의 사업과 정치적 이득을 노리고 문 전 대통령에게 건넨 뇌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 부부와 다혜씨 가족을 경제적 의존 관계로 보고, 서씨가 2016년 2월~2018년 3월 근무했던 토리게임즈 취업 과정, 문 전 대통령 부부와 다혜씨의 돈 거래 흐름, 태국으로 이주하는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지원이 있었는지 등을 들여다 보고 있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중진공 이사장으로 임명된 시기인 2018년 3, 4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 평화 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전세기로 이 전 의원이 설립한 이스타항공이 선정된 데 특혜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최근 통일부와 남북관계관리단도 압수수색했다. 현재 이 사건과 관련해 문 전 대통령(뇌물수수), 이상직 전 의원(뇌물공여·업무상배임), 조현옥 전 청와대 인사수석(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등 4명이 입건됐다.

전주=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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