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거점병원 역할을 하고 있는 국립대병원에서 의사 구인난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를 구하려고 해도 지원율이 모집 인원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고, 채용한 의사는 오래지 않아 떠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30일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8월 말까지 전국 10개 국립대병원에서 총 8,621명의 의사직(전공의 제외) 모집 공고를 냈지만 응시 인원은 4,089명(49.5%), 채용 인원은 3,588명(41.6%)에 그쳤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는 의사는 1,963명, 모집 인원의 22.7%에 불과하다.
병원별로 보면 경상국립대병원 본원의 경우 280회 공고를 내고 390명을 모집하려고 했지만 73명(18.7%)만 지원해 응시율이 가장 낮았다. 이어 경상국립대병원 분원(22.2%), 강원대병원(24.4%), 제주대병원(26.5%), 충남대병원(28.8%) 순이었다. 응시율이 가장 높은 곳은 1,910명 모집(591회 공고)에 1,412명(73.9%)이 응시한 서울대병원이었다.
현재 국립대병원은 의사 정원의 절반가량만 채운 채 운영되고 있다. 전체 국립대병원 의사직 현원은 4,821명으로 정원(9,333명) 대비 51.7%다. 지난 2월 집단 이탈한 전공의를 정원 및 현원에서 제하고 계산해도, 국립대병원 근무 의사는 4,430명으로 정원(5,638명)의 85.5%에 머문다.
비수도권 병원의 의사 구인난은 의사들의 수도권 선호와 거울상이다. 실제 2018~2022년 의대 졸업자 9,807명의 취업 지역을 분석했더니 58.4%가 수도권 병원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졸업생 중 수도권 의대 출신 비율이 33.5%인 것을 고려하면, 지방 의대 졸업생이 지역을 떠나 수도권으로 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백 의원은 "능력 있는 의료진이 국립대병원에 남을 수 있도록 국립대병원을 지원하고 지역의료 격차를 해소할 구체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