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1위 게임사 넥슨 "1996년 첫 작품 '바람의 나라' 후속작 내놓을 것" 깜짝 발표

입력
2024.10.3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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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욱·강대현 넥슨 공동대표, 첫 언론 간담회
'데이브' '퍼스트 디센던트' 등 서구 시장 공략 성과


1994년 서울 역삼동 작은 오피스텔에서 시작해 한국 최대 게임 제작사로 발돋움한 넥슨이 앞으로 30년은 글로벌 플레이어로 떠오르겠다는 포부를 공개했다. 30년 동안 쌓아 온 게임 개발·운영 노하우와 생명력이 긴 인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그동안 사업의 중심 무대였던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서구 시장을 본격적으로 노리겠다는 포석이다.

김정욱·강대현 넥슨 공동대표는 30일 경기 성남시 판교 넥슨코리아 본사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장기 비전과 게임 개발 계획 등을 자세히 알렸다. 올해 취임 이후 처음 언론 앞에 선 김 대표는 넥슨의 목표로 세계 시장 공략과 사회에 공헌하는 기업을 제시했다. 그는 "특정 지역만 시장으로 삼지 않고 자연스럽게 전 세계가 넥슨의 무대가 되도록 할 것"이라며 "(세계 시장을) 창조적으로 공략하는 크리에이티브 어택을 앞세워 역동적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메이플·던파에 마비노기·바람의 나라도 확장 준비


개발자 출신인 강대현 대표는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한 세부 전략으로 기존의 IP를 확장하는 'IP 프랜차이즈 전략'새 IP 확보를 위한 '빅 앤 리틀' 전략을 소개했다. 기존 인기작인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의 IP를 활용한 신작 게임과 제품을 내놓고 '마비노기'도 모바일 버전 출시와 엔진 업데이트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1996년 출시된 넥슨의 첫 작품으로 역사가 오래된 '바람의 나라'도 후속작 '바람의 나라 2'를 준비 중이란 사실이 이날 처음 공개됐다.

해외 시장을 겨냥한 신규 IP 발굴은 빅 앤 리틀 전략으로 실행한다. 큰 프로젝트를 집중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기존 방식의 '빅'과, 작은 프로젝트를 기동성 있게 개발하는 새로운 방식의 '리틀'을 병행하는 것을 뜻한다. 2023년 서구에서 인기를 끌었던 민트로켓의 '데이브 더 다이버'가 '리틀'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적은 비용과 인력을 투입하고도 신선한 시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아 영국 'BAFTA 게임 어워드' 등에서 상을 탔다.

자회사 넥슨게임즈가 만든 신규 IP '퍼스트 디센던트'도 국내보다 서구 시장에서 인기 있는 종류 게임인 '루트슈터'로 같은 장르의 기존 인기작 틈바구니에서 서구 이용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넥슨에 따르면 이 게임의 전체 이용자 중 70%가 북미·유럽 이용자다. 김정욱 대표는 "데이브와 디센던트를 시작으로 신작들이 넥슨의 이름을 세계에 긍정적으로 각인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휘청이는 게임 시장, 넥슨엔 기회... '2027년 매출 7조 원' 목표


넥슨이 세계 시장을 향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건 한국을 비롯해 세계 게임 시장 전반이 침체 속에서 빠르게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게임뿐 아니라 다른 엔터테인먼트 산업과도 치열하게 싸우면서 엔씨소프트 등 국내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니의 게임 부문 등 거대 개발사들도 줄줄이 인력 줄이기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서도 넥슨은 올해 연 매출 4조 원을 넘는 좋은 실적을 낼 것이 유력하다. 강대현 대표는 현재 게임 시장 상황을 "좋게 보면 우리의 기회지만 (시장이) 고착화하기 전에 잘 자리 잡아야 하는 시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공개된 '2027년 매출 7조 원' 목표도 강 대표는 "도전적인 건 확실하지만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하면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한편 넥슨은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한국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에 메인 스폰서 자격으로 참가해 신작 5개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다중사용자 온라인 대전(MOBA) '슈퍼바이브'와 △던전앤파이터 프랜차이즈 게임인 액션 롤플레잉(RPG) '프로젝트 오버킬' △'퍼스트 버서커: 카잔' △고전 게임을 모바일 게임으로 바꾼 '환세취호전 온라인'을 시연하고 △3인칭 총격 '아크 레이더스'는 영상으로 공개한다.

성남=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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