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제주에서 국내 최초로 그린수소 상업판매가 시작된다. 그린수소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된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수전해)해 생산한 수소로, 생산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청정 에너지다.
제주도는 다음달 1일부터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함덕 그린수소 충전소'에서 수소 승용차·버스 등에 연료로 사용될 그린수소를 상업판매한다고 30일 밝혔다. 도는 지난해 10월 국내 최초로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 및 수소버스를 운영하는 생태계를 구축한 데 이어, 국내 최초로 그린수소 상업판매에 나선 것이다.
도에 따르면 제주도 수소경제위원회는 전날 전체회의를 개최해 그린수소의 판매가격을 ㎏당 1만5,000원(부가세 포함)으로 결정했다. 이는 현재 운행 중인 수소버스와 경유버스, 전기버스의 지난 1년간 운행 데이터, 그린수소 생산 단가 등을 반영한 것이다. 1년간 10만㎞를 주행했을 경우를 기준으로 ㎞당 연비는 수소버스가 679원으로, 경유버스(642원), 전기버스(316원)에 비해 비싼 편이다.
또 내년도 그린수소 예상 생산단가는 ㎏당 1만9,800원 수준으로, 판매가격보다 4,800원이 높다. 이에 도는 차액인 4,800원에 대해서는 한시적으로 재정지원에 나서 그린수소를 1만5,000원에 판매키로했다. 다만 앞으로는 점차 그린수소의 생산가격이 낮아져 2026년 ㎏당 1만8,100원, 2030년에는 1만5,600원까지 낮아지면 재정지원 부담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도는 기대하고 있다. 실제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에서 추진되고 있는 10.9㎿ 규모 그린수소 생산시설을 비롯해 대규모 수소 생산시설들이 완성되면 점차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도내에서는 제주시 구좌읍 행원 그린수소 생산기지에서 1일 600㎏의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책정된 그린수소 판매가격은 생산 및 공급비용을 고려하면서 기존 내연기관(경유) 버스 운영비와 비슷한 수준으로 설정돼 향후 국내 그린수소 시장의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도 수소경제위원회는 “그린수소 생산 단가·공급 비용을 고려해 그린수소 가격을 책정했다”며 “현재 화석연료보다 그린수소 가격이 높지만, 시장 확대와 기술 발전으로 생산 단가가 점차 하락하면서 판매 가격도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달 현재 제주도 내 수소차 등록 대수는 버스 12대, 청소차 1대, 승용차 45대(관용 10, 민간 35) 등 총 58대다. 도는 2030년에는 도내 수소 차량이 450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진명기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국내 첫 그린수소 상업 판매는 제주도가 수소경제를 열어가는 본격적인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청정에너지 생산부터 유통, 활용까지 아우르는 수소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도민 일자리 창출과 탄소중립을 동시에 실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