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배추와 가을무 재배면적이 올해 기상 악화로 지난해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기온이 낮아지면서 배추 작황이 좋아지고 있고, 무의 경우 재파종한 농가의 재배면적이 제외된 수치라 실제 생산량에는 타격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4년 가을배추·무 재배면적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올해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1만2,998헥타르(㏊)로 1년 전(1만3,152㏊)보다 1.2% 감소했다. 가을무 재배면적은 5,003㏊인데 전년(6,207㏊) 대비 19.4% 줄어 변동폭이 더 크다. 둘 다 2년 연속 감소세로 무는 집계 이래, 배추는 2019년 이후 최소 수치다.
배추 모종을 밭에 심는 정식기, 무 씨를 뿌리는 파종기에 고온, 비 영향을 받은 탓이다. 7~9월 폭염일수(33도 이상)는 지난해 13.1일이었는데 올해 27.2일로 2배 이상 뛰었다. 9월 강수량도 같은 기간 197.3㎜에서 241.2㎜로 늘었다.
농식품부는 재배면적 감소가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크진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장 의향 조사 결과 김장 수요가 전년보다 3.2% 떨어졌고, 이달 배추 생육에 알맞은 기온이 지속되고 있어 지금 수준 작황만 유지된다면 김장배추 수급엔 문제가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이달 초까지 포기당 9,000원이 넘었던 배추는 29일 기준 6,627원까지 떨어졌다. 여전히 전년에 비해선 30% 높은 수준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작황이 양호한 전남·충남·전북에서 내달 초 출하가 시작되면 더 하락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가을무 중 일반 무 재배면적은 통계청(4,174㏊)과 농업관측센터(5,139㏊) 편차가 큰데, 통계청은 조사 시점에 무가 말라 죽은 밭은 집계에서 제외하기 때문이다. 9월 초까지 이어진 고온 때문에 평년보다 늦은 9월 중순까지 다시 파종하거나 보충해 심은 농가가 많다는 게 농식품부 설명이다.
실제 종자 업체들의 가을무 종자 판매량은 전년 대비 15~20% 늘어났다. 지난해 가을무는 생산량 과잉에 11월 도매가가 개당 740원으로 평년 대비 35% 하락한 바 있다. 농식품부는 재배면적, 작황을 지속 점검해 수급 안정 대책을 적시에 추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