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코미디 리벤지'를 연출한 권해봄 PD가 프로그램 공개 직전 불법 도박 사실을 시인하며 물의를 빚은 코미디언 이진호에 대해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권해봄 PD는 지난 2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진호의 분량을 편집 없이 내보낸 이유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진호는 지난 14일 개인 SNS를 통해 불법 도박 사실을 자진 고백하며 물의를 일으켰다. 그는 2020년 인터넷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게임을 시작했고, 이로 인해 대부업체와 동료 연예인들에게 거액의 빚을 졌다고 시인했다.
이진호의 갑작스러운 불법 도박 고백의 불똥은 '코미디 리벤지'에 고스란히 튀었다. 그는 '코미디 리벤지'에 문세윤 김용명과 등촌동 레이커스 팀으로 출연해 모든 촬영을 마쳤던 바, 프로그램 공개를 하루 앞둔 상황에서 제작발표회 직전 그가 돌연 자신의 불법 도박 사실을 밝히면서 프로그램은 위기에 직면했다. 당시 권 PD는 "제작발표회 직전 해당 소식을 들었으며 관련해 제작진과 관계자들은 전혀 알지 못 했던 상황"이라며 당혹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회적 물의를 빚은 이진호의 '코미디 리벤지' 출연분을 두고 많은 추측이 이어졌으나, 넷플릭스 측은 "단체 팀전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의 구성 상, 특정 팀의 전면 편집은 이야기의 구성이 성립되지 않는 구조적인 제약이 있다"라며 이진호의 분량을 편집 없이 예정대로 프로그램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권 PD는 "이진호 씨가 개인의 자격으로 출전을 했다면 조금 더 편집을 고려했을 수도 있는데 등촌동 메이커스라는 팀으로 결성해서 나오지 않았나. 코미디라는 것이 합이 있고, 미리 준비한 레퍼토리가 있기 때문에 한 명을 편집하게 되면 팀의 코미디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개인의 사생활로 인해 팀 전체가 불이익을 받는 것도 사실 조금 힘들었고, 편집하기 어려웠다. 또 이 팀이 전체적인 쇼에서 담당하고 있는 역할이 있기 때문에 팀 자체를 덜어낼 수도 없다고 생각했다. 사생활이 전체적인 프로그램에 영향을 미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편집 없이 내는 쪽으로 결정을 지었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프로그램 공개 직전 불거진 이진호의 논란 탓에 '코미디 리벤지'에 쏠려야 할 시선이 다소 분산됐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는 지난 시즌 우승 이후 '코미디 리벤지'를 기획하는 데 있어 주축이 된 이경규 역시 마찬가지였을 터다. 권 PD는 사태에 대한 이경규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제작발표회 당일 경규 선배와 함께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했었다. 아쉬웠지만 '이미 일은 벌어졌고 어쩌겠느냐'라는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다"라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한편, 지난 15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코미디 리벤지'는 코미디 왕좌를 두고 22명의 희극인들이 팀을 이뤄 경쟁하는 코미디 컴피티션 예능이다. 전작인 '코미디 로얄'의 우승 팀인 이경규 엄지윤 이창호 조훈을 필두로 이번 시즌에는 박나래 문세윤 이용진 김지유 송하빈 박세미 등 신구(新舊) 희극인들이 총 6개 팀을 구성해 경쟁을 벌였다.